매일신문

범어네거리 지하상가 도시철도公 테마상가로 차별화

올 연말 완공되는 범어네거리 지하상가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기 위해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외부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묘안 찾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하철 반월당역에 인접해 있지만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메트로프라자 상가 모습.
올 연말 완공되는 범어네거리 지하상가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기 위해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외부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묘안 찾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하철 반월당역에 인접해 있지만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메트로프라자 상가 모습.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올 연말 완공되는 범어네거리 지하상가의 활용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반월당역 메트로센터와 메트로시티, 두류역 두류아울렛 등 지하철역에 조성된 상가들이 수년째 침체의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공사 측은 범어네거리 지하상가를 '테마'가 있는 상점가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지만, 기존 상가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지하상가, 장사가 안 된다=3일 오후 대구 지하철 2호선 두류역 지하상가 두류아울렛. 평일 낮인데도 지하철 이용객들만 바쁜 걸음을 재촉할 뿐, 상가에는 손님들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셔터를 내렸거나 아예 비어 있는 점포도 많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한 의류가게 상인은 "정상 가격으로 팔면 손님이 아예 없기 때문에 70~80%씩 세일을 하고 있다"며 "임대료를 내고 나면 별로 남는 것도 없다"고 털어놨다. 2005년 개장한 두류역 지하상가는 4년이 지나도록 입점률이 60%에 그치고 있다. 상권 침체가 계속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명브랜드 아울렛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초기 투자 비용을 부담스러워한 상인들이 입점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류아울렛 관계자는 "지하상가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어서 성공이 쉽잖다"고 했다.

대구 봉산육거리 지하상가인 '메트로프라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하철 1, 2호선이 교차하는 반월당역에 인접해 있지만 상인들이 입점을 기피하는 탓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분양업체는 2년 무상 임대(보증금 제외)라는 파격적인 계약조건까지 내걸었지만 138개 점포 중에 28곳이 아직 비어있는 상태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지하철 이용객은 많지만 실제 구매자는 드물다"며 "악기상이나 미술 전문 상가로 만들려고 해도 점포가 군데군데 비어 있어 모양새가 안 나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테마 상가, 해법이 될까=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범어역과 연결된 지하상가를 '테마가 있는 상점거리'로 만들기로 하고 이달 초 4천500만원을 들여 한국자치경영평가원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72개의 상가를 유동인구와 거주민의 선호도, 주변 상권,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해 특색 있는 상점가로 꾸미겠다는 것. 서점 밀집 상가, 세계 음식 거리 등을 조성하거나 지역 대학 홍보관과 '메디시티'(Medi-City) 시민 홍보부스를 유치하는 방안 등도 나오고 있다. 운영방식도 공사에서 직접 상가를 관리 운영하거나 대행업체를 모집해 운영을 맡기는 방식, 지하상가 전체를 대형 유통업체에 임대해주는 방식 등 3가지 안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공사 측이 지하상가 활성화 '묘안 찾기'에 나선 것은 이 일대 지하공간이 자칫 슬럼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 탓이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쇼핑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애물단지'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 공사 측은 범어네거리 인근에 업무시설과 금융기관, 관공서가 몰려 있고 아파트 대단지들이 입주를 앞두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잡화점식 상가를 지양하고 주변 상권을 잠식하지 않는 상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범어네거리 지하공간은 범어네거리 서쪽 지하철 범어역에서 동쪽 끝까지 폭 19~24m, 길이 371m의 지하 보행로다. 중앙에 광장 2곳(365.43㎡)이 만들어지고 보도 양쪽으로 상가 72개(1천967.4㎡)가 들어선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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