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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럭바위 자연석 덮고… '바보 노무현' 영원한 안식

10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정토원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를 위해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법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0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정토원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를 위해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법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은 유골함이 안치된 지하 안장시설 위에 낮고 넓적한 너럭바위 형태의 자연석을 덮어 비석을 대신하는 형태로 조성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백자가마(직경 30㎝·높이 25㎝)에 모신 뒤, 연꽃 모양의 석합(직경 50㎝·높이 50㎝)에 담아 대리석 석함(가로 124㎝·세로 68㎝·높이 79㎝)에 봉안해 매장했다. 유골함과 함께 국정홍보처가 제작한 '참여정부 5년의 기록'이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 DVD와 노 전 대통령의 일대기 및 서거 이후 시민들의 추모 모습을 담은 10분짜리 DVD가 부장물로 함께 묻혔다.

연꽃 모양 석합은 2기가 봉안됐는데 1기는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모셔지고 나머지 1기는 비워뒀다. 비워둔 1기는 부부 합장묘의 예에 따라 권양숙 여사가 별세하면 노 전 대통령의 석합 옆에 안장된다. 석합에는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1946~2009'라는 한자로 된 글귀가 새겨진 덮개를 덮었다. 석함 위에는 신영복 성공회대 명예교수의 글씨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강판을 올렸다. 강판은 추모객들이 꽃을 둘 수 있는 헌화대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위로 두께 40㎝, 가로·세로 각각 2m 정도의 화강암 재질의 너럭바위 형태인 자연석을 비석 겸 봉분으로 올렸다. 자연석에는 '대통령 노무현'만 새겼으며, 글씨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이 썼다.

묘역 주변에는 두께 12㎝ 정도의 넓적한 돌인 박석이 깔렸다. 박석에는 '바보 노무현 고맙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등 시민들의 추모글이 새겨졌다. 봉화산 사자바위 방면으로 10m 떨어진 묘역 뒤편에는 길이 30m, 높이 3m 크기의 강판을 설치해 주변 경관과 묘역을 나누는 '벽' 역할을 하도록 했다.

박석으로는 제주 현무암과 강화도 박석, 남해 청석, 북한 황해도 해주 쑥돌 등 전국 각지에서 공수한 돌들이 사용됐다. 유골을 모신 백자가마는 경기도 성남에서 기증받았고 백자가마를 담은 석합은 전북 익산의 황등석을, 석합을 봉안하는 석함은 충북 보령의 남포오석을 사용했다.

묘역 주변에 9m 높이의 국기게양대가 설치되고 그 속에 조명시설이 설치됐으며 일반인들도 제한 없이 참배가 가능하다.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회 유홍준 위원장은 "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인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에 따라 비석 및 안장시설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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