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미셸 리의 교육 개혁에서 배울 건 배우자

한국계인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의 교육 개혁이 미국 교육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007년 취임한 미셸 리는 곧바로 무능력 교사 및 교육 성과 부진 학교 퇴출, 과감한 학교장 채용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다. 이후 368명 교원이 해고되고, 45명의 교장이 새로 채용됐다. 123개이던 공립학교 숫자는 90개로 줄었다. 반면 교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임 전의 4배인 250억 원을 투자했다.

이 교육 개혁이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워싱턴 지역 초등학생의 독해력 이해 향상 시험 성적이 전해보다 11% 올랐다. 학습 부진 고교생들은 하루 3시간씩 방과 후 수업을 받는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셸 리가 워싱턴의 학교 풍토를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미셸 리 표 교육 개혁의 목표는 학력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면서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 정부는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학파라치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놨다. 공교육을 키우겠다는 대책이다. 그렇지만 공교육 활성화의 첫 걸음인 교원평가제는 교단의 반발에 부딪혀 물밑으로 가라앉아 있다. 방과 후 학교나 입시 제도 개선 등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논의 중이다. 공교육 활성화 없이는 사교육을 줄일 수 없는데도 교단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셸 리의 개혁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학교가 변하지 않으면 나머지 교육 개혁은 모래 위에 집 짓기일 뿐이다. 교원평가제 실시를 비롯한 공교육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충격이나 부작용은 줄여야 하지만 교육 개혁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사교육이 빚는 폐해의 심각성은 획기적인 교육 현장 개혁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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