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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빠 생일이 다가온다면서 "아빠, 생신 선물 뭘 해드릴까요? "라며 남편에게 매달렸고 남편은 생각을 하더니 "그럼, 난 100원짜리 불량식품으로 사줘"하는 것이다.
나도 그 동안 잊고 지냈던 불량식품이 먹고 싶었다. 남편 생일날 아이와 함께 근처 문방구로 달려갔다. 아이에게 그 동안 별로 좋지 않다고 못 먹게 했는데, 막상 보니 예전 추억들이 생각난다. 거기에는 예전의 포장지 그대로의 쫀디기, '아폴로', 호박 꿀 등 여러 가지 '불량식품'들이 있었다.
나는 어린아이 마냥, 그런 것들을 몇 가지씩 골랐고 꽤 돈이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면서 계산대에 올렸지만 2천원 정도로 그 많은 것들을 계산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다 올랐지만 그래도 제일 싼 것이 '불량식품'이었다.
어릴 때도 그중에서 제일 맛있고 제일 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그대로였다.
저녁에 남편이 돌아와서 우리 식구들은 불량식품으로 생일 파티를 했다. 옛 추억을 씹으면서 그때는 그리도 맛있고 먹어도 양이 적던 것이 지금은 반 이상이 남아 있었다.
똑같은 포장지이건만 입맛은 바뀐 것 같다. 그때의 그 맛이 아니었다.
식구들은 그것을 다 먹지도 못하고 거실 바닥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다가 결국에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해 버렸다.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그때보다는 지금이 살기가 더 좋아졌다는 것이 아닐까?
문득 얼마 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노신사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무리 어렵다! 어렵다! 해도 밥은 안 굶잖아. 예전에는 먹을 게 없어서 밥도 많이 굶어가면서 일했는데. 그때보다는 낫잖아."
정말 그렇다.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웠던 예전의 일을 더듬으면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정 (대구 달서구 이곡동)
♥"자주 먹어 배 아파, 이젠 안녕"
나는 불량식품을 많이 먹어서 배가 자주 아프다. 맛있으면서 몸에 좋은 음식도 있지만 맛있으면서 몸에 안 좋은 음식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많이 사먹는 '불량식품' 이름은 OO스낵, OO 맛 쫀디기, 달고나 등이다. 이제 불량식품과는 안녕해야겠다. 불량식품을 사먹으면 돈 낭비에 몸도 안 좋아진다. 이제 나는 다른 친구들이 불량식품을 사먹어도 꾹 참아 튼튼해져야겠다. 앞으로 불량식품 대신 과일이나 엄마가 만든 음식, 몸에 좋은 것들만 먹어야겠다. 우리 학교 앞 문구점에는 불량식품을 많이 판다. 내가 안 먹겠다고 다짐을 해도 자꾸 보게 되면 또 사먹고 싶을 것 같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불량식품을 안 팔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배 안 아프고 친구들도 건강하고 깨끗한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박하진(황금초등학교 2학년4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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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식품 하면 '달고나', '국자' 등의 이름으로 불리던 식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금이야 흰 설탕을 성인병의 주범 인양 눈살을 찌푸리며 보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설탕은 그저 달콤한 환상의 맛이었다. 학교 문방구 앞 아저씨가 만들어서 주는 것은 50원. 자세히 보니 아저씨는 설탕을 녹이다가 나무 젓가락에 뭔가 하얀 가루를 찍어 같이 설탕에 녹이면 그 설탕은 하얗게 부풀어 오르면서 맛있는 달고나가 되었다. 난 '저 정도면 집에서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가루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궁리 끝에 신비의 묘약 이름을 묻자 아저씨는 대수롭지 않게 '소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렇다면 이 소다를 어디서 구할 것인가가 또 하나의 숙제가 됐다. 어느 날 과학시간에 선생님이 '소다로 실험을 한다'며 하얀 가루를 나눠주셨다. '앗사! 역시 하늘은 나의 편이었어!' 쾌재를 부르며 소다를 조금 덜어 필통에 몰래 넣어두었다.
엄마가 외출하신 어느 오후를 디-데이로 잡았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엄마가 쓰는 국자를 꺼내 설탕을 녹이고 아저씨처럼 소다를 꼭 찍어 녹였다. 그랬더니 아저씨와 똑같은 달고나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너무 신기하고 맛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먹고 또 먹었다. 하지만 엄마는 새까만 국자를 보시고 한참 야단을 치셨다. 게다가 불 앞에 서 있느라 앞머리가 그을려져 형편없는 게 아닌가.
요즘도 달고나의 달콤한 맛이 가끔 생각난다. 설탕도, 소다도, 국자도 지천으로 널렸지만 지금은 그때 그 맛이 날 것 같지 않다. 그 하나로 행복했던 그 시절이 그립다.
이명희(대구 동구 율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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