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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묻어있는 고요한 사진…류태열 사진전

류태열 작
류태열 작 '봉암사 마애보살좌상'

사진작가 류태열은 17~30일 달성군 가창면 동제미술관에서 '선택과 존재'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갖는다. A관에는 돌에 새겨진 불상(佛像)을 담은 사진을 선보이는 '선택'을, B관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존재'를 선보인다.

작가는 "어느 날 퇴색돼 사라지는 우리의 옛 마애불을 보고 불현듯 강한 전율을 느꼈다. 한 장의 사진이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듯이 우연히 마주친 마애불은 어느 순간 나의 가슴 속에 자리하면서 나는 그곳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깊은 산골짜기나 절벽에서 홀로 천년을 지켜온 석불은 오랫동안 제대로 관리조차 하지 못해 원형이 파손되고 있다. 그나마 지금껏 지켜온 것 중에는 석불에 어울리지 않게 콘크리트로 때우고 발라서 이목구비가 온전치 못한 것도 많다.

미술사가인 강우방씨는 류태열의 작품에 대해 "불상을 작품으로 찍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잘못하면 문화재 도록사진이 되기 때문이며, 누가 찍어도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라며 "내가 읽은 것은 작가가 그토록 살리려 애쓴 바위의 질감에 끈적끈적하게 묻어있는 작가의 맑고 순수한 마음이다. 그토록 진하게 마음이 묻어있는 고요한 사진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053)767-0014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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