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 학생들을 위한 벨리댄스반 운영, 스스로 대변신을 위한 취미활동'
경북 상주 상희학교 특수교사인 백민아(27. 중3 담임교사)씨가 벨리댄스를 추는 이유다. 조신하고 조용한 성격 탓에 주변에선 그를 보고 벨리댄스를 떠올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도전했다. 이제 제법 신체 각 부위를 흔드는 요령도 익혔다. 배우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2004년 대구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후 정신지체 장애우들을 위한 상희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백씨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편이다. 2005년 홈패션(커텐, 옷 디자인), 2007년 피아노, 2008년 수영, 올해 벨리댄스 등 해마다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통해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3월부터 벨리댄스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상희학교 계발활동(동아리) 사상 처음으로 벨리댄스반도 만들었다. 7명이 함께 배우고 있다. 매주 목요일 5교시, 신나는 시간이다. 음악과 춤이 있으니. 학생들은 벨리댄스반 교사인 백씨를 따라 마구 흔들어대니 즐거울 수밖에 없다. 의상을 보는 것만 해도 시원하고 아름답다. 학생들이 좋아하니 더 즐겁다.
그는 "전문 댄서처럼 잘 추지는 못하지만 가르치는 입장이니까 학생들 앞에서는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며 "어려운 부분은 인터넷 동영상 등을 보여주며 이렇게 추는 것이라고 지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벨리댄스에의 도전은 적잖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서 상주까지 출퇴근하는 탓에 매주 3번씩이나 저녁시간에 벨리댄스를 배우는 건 부담이다. 저녁 먹는 것조차 반납한다. 상주에서 내려오면서 샌드위치나 김밥으로 간단히 때우기 일쑤다. 개인적인 즐거움과 보람이 없다면 이번 벨리댄스에의 도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백씨의 벨리댄스를 돕고 있는 곳은 대구 달서구 이곡동 벨리퀸즈학원. 대구에서 상당히 큰 벨리댄스 교습소다.
이 학원 원장인 윤정희 (사)국제벨리댄스협회 대구지부장은 "백씨가 매주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와 열심히 배우는 모습을 보면 그 마음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가며 잘 추는데, 열심히 하기 때문에 춤 실력도 빠르게 늘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백씨는 21일 벨리퀸즈학원에서 윤 원장과 만나 간만에 실력을 뽐냈다. 흰색 천사 벨리복을 입은 그는 윤 원장이 동작 하나하나를 선보이자 그동안 배웠던 동작들을 되새기며 따라했다. 아마추어지만 아름다운 춤사위였다.
그는 벨리댄스의 장점을 이렇게 말했다.
"오후 5시에 퇴근해 1시간 이상 운전하고 와서 도착하며 피곤한 게 사실이지만, 춤을 추고 나면 더 개운해지고 일에 대한 집중력도 더 생깁니다. 허리도 유연해지고 장운동도 잘 돼 변비까지 사라졌습니다. 음주가무에 약했는데 이를 배움으로 인해 이제 무(舞)는 조금 합니다."(호호)
그는 "여성으로서 옷맵시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도 벨리댄스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 남자친구가 없지만 생기고나면 깜짝 벨리댄스 쇼도 보여줄 터다. 실력이 더 쌓이면 학생들과 발표회를 가지고 경로당을 비롯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공연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백씨는 이래저래 살펴봐도 천사표 벨리댄서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