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진혁(33·중구 남산동)씨는 휴가철을 맞아 동남아 자유여행을 계획했다가 목적지를 일본으로 바꿨다. 국내 한 저가 항공사가 새롭게 출시한 알뜰 일본여행 상품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씨는 "동남아 여행을 하려면 비행기값만 어림잡아 70만원이 들고 휴가지 경비까지 합하면 1인당 100만원을 넘는다"며 "하지만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20만원 안팎의 비행기 요금밖에 들지 않아 훨씬 경제적"이라고 했다.
진에어(LJ), 이스타항공(ZE), 제주항공(7C), 에어부산(BX) 등 국내 저가 항공업계가 불황을 맞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 항공사의 경우 대형항공사보다 운임이 20∼30%가량 싸 불황에 지갑이 얇아진 휴가족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저가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선 항공기를 이용한 860만명 중 203만명(23.6%)이 저가 항공사를 이용했고, 저가 항공사의 수송분담률도 올해 24%로 지난해 7%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저가 항공기 이용률은 최대 성수기인 이달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루고 있다. 항공사마다 예약 대기 손님이 폭증하고 있다. 제주항공 박미영 홍보과장은 "저렴한 가격에 실속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이 올 들어 급증했다"며 "대형 항공사가 빈 좌석으로 운항하는 반면 제주항공의 경우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까지 거의 매진됐다"고 말했다.
오는 9월부터는 저가 항공사들이 더욱 비상할 전망이다. 정부가 22일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저가 항공사들도 국제선을 배분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제정안에 따르면 항공회담을 통해 주 6회 이상의 국제 운수권이 확정되면 두 개 이상 항공사에 운수권이 추가 배분된다. 1990년 1월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취항 이후 20년 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만 배정됐던 항공 비자유지역의 국제노선에 오는 9월부터는 저가 항공사도 취항할 수 있는 하늘 길이 열린 셈이다. 저가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이 일본 2개 노선을 갖고 있을 뿐, 다른 항공사는 해외노선이 없다.
저가 항공사 한 관계자는 "싼 요금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선까지 대형항공사와의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선 노선 수요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쯤엔 첫 국제선 상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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