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은 예인해간 우리 어선 속히 송환해야

어제 오전 동해에서 선원 4명이 탄 오징어잡이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는 바람에 북한 경비정에 예인당했다. 이 어선은 GPS(인공위성항법장치)가 고장을 일으켜 북한 수역으로 들어갔다는 교신을 남겼다고 한다. 실수로 빚어진 침범인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우리 해군은 즉각적인 남하 조치를 요구했으나 오늘까지 북은 아무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남과 북 모두 조업 중인 어선이 실수로 越境(월경)한 사례는 꽤 있다. 그 때마다 양측 모두 수일 내 되돌려 보내주곤 했다. 남측만 해도 우리 동해와 서해 상에서 표류하는 북측 어선을 돌려보낸 적이 2004년 1차례, 2005년 5차례, 2007년 1차례, 2008년 6차례다. 북측 역시 2005년에는 5일 만에, 2006년에는 18일 만에 우리 어선을 송환했다. 이번 역시 북측이 강제 나포를 일삼던 1970년대처럼 沒(몰)인도주의적 횡포를 부리며 우리 어부들을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알 수 없는 게 북측이란 현실이 마음에 걸린다.

어부 가족들은 최근 악화한 남북관계가 좋지 않게 작용할까 싶어 잠을 못 이룬다고 한다. 누구보다 가족들로서는 어제 소식을 접하는 순간, 이상한 혐의를 뒤집어쓰고 넉 달이 넘도록 장기억류 상태에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먼저 떠올랐을 것이다. 혹시라도 유씨처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일 것이다. 북측은 선원 가족들의 바람대로 인도적 차원에서 조속히 돌려보내야 한다. 단순한 조업 중 실수를 놓고 이런 저런 꼬투리를 갖다 붙여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든다면 북측은 체제의 졸렬함만 드러내는 것이다.

어제 오후 북한 어선이 서해 상에서 NLL을 침범했지만 우리 해군은 북 경비정이 예인해 가도록 배려했다. 앞으로도 서로간에 비슷한 월경사례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를 생각해서라도 북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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