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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2만호 특집]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성장엔진으로…진병용 대은경제연구소장

"일본 나고야대학 졸업생들은 절대 다수가 졸업 후 고향에 남습니다. 직장을 구하러 도쿄 등 먼 곳으로 가지 않습니다. 고향인 나고야(名古屋)시와 아이치(愛知)현 지역에 있는 기업에 취직, 삶의 터전을 마련합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모두들 수도권을 향해 추풍령을 넘어간 지역의 젊은이들이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 지금 우리 지역 실정에 비추어보면 참으로 부러운 이야기입니다."

진병용(대구은행 부행장·사진) 대은경제연구소장은 지역 간의 경쟁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 구도로 전환되고 있는 지금, 대구경북의 중심인 대구가 외지 또는 외국의 기업과 사람, 돈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흡입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제 더 이상 사람을 뺏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한 좌표를 잡아야 합니다. 중국 제품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마당에 제조업에 주로 의존해 대구가 세계도시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의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인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대구의 제조업은 지식집약형 제조업이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 엔진이 점차 꺼져가고 있는 우리 지역을 되살릴 새로운 성장 동력 중의 하나가 바로 지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산업입니다.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중요하지만 70%에 달하는 서비스산업의 구조고도화가 시급합니다. 지난 20년간 대구지역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GRDP 성장률이 제조업 등의 성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산업이 앞으로 대구는 물론, 경북의 성장과 고용창출을 이끌 주력 산업으로 떠올라야 합니다."

진 소장은 아웃소싱이 늘어나고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산업구조 면에서의 0.5차 더하기 현상, 즉 산업의 서비스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인 산업사회의 시각에서 보면 대구는 생산의 활력이 떨어진 희망 없는 도시로 비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는 오랜 학문적 전통과 교육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고,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지역 경제권은 520만명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갖고 있습니다. 교육·의료산업, 유통·관광산업 등의 서비스산업을 제대로 키워내야 우리 지역에 다시 사람이 몰리고, 지역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진 소장은 대구경북이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사람들을 다시 빨아들일 수 있다는 것.

"세계적인 흐름은 '저탄소 녹색 성장'입니다. 우리의 환경이 이를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구가 '저탄소 솔라시티'(Carbon-Free Solar City)의 브랜드 이미지를 하루 빨리 갖춰야 합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좋은 계기입니다. 대구가 세계 속에 녹색 성장 모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심어낼 수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모범적인 친환경대회로 만들고 2013년 WEC 대구총회까지 잘 치러낸다면 대구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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