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 여대생들 "특전사 훈련은 즐거워"

하계 캠프 프로 30명 참가 화생방·특공무술 등 체험

▲영남대 여학생 30명이 이달 4일부터 나흘간 전북 익산 육군 특전사에서 열린 하계특전캠프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영남대 여학생 30명이 이달 4일부터 나흘간 전북 익산 육군 특전사에서 열린 하계특전캠프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십시오. 고통은 여러분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화생방실습 후 눈물 콧물이 범벅된 채 가스실을 뛰쳐나오는 교육생들 머리 위로 교관의 호된 외침이 떨어진다.

이달 4일부터 나흘간 전북 익산시 금마면 육군 특전사에서 열린 하계특전캠프. 30℃를 웃도는 찜통더위는 물론 태풍과도 '맞짱'을 뜨겠다며 도전장을 던진 당찬 여대생들이 있다. 인성을 바탕으로 진취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기르자는 취지로 영남대가 마련한 특전캠프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30명의 영남대 여학생들이 바로 그들.

4일 오후 뙤약볕 아래서 입소식을 마친 뒤 PT체조와 특공무술훈련까지 받은 그들은 입소 첫날부터 반복되는 기합과 선착순에 군기가 바짝 든 채 첫날을 보냈다. 이튿날 아침부터 시작된 화생방실습. 교관의 지시에 따라 방독면을 착용하고 가스실에 들어간 지 1분 뒤 문이 열리자 신음소리와 함께 뛰쳐나온 그들은 한동안 숨 쉬는 것조차 괴로워했다. 찬물로 얼굴을 씻고 난 다음에야 겨우 정신을 차리나 했더니 곧이어 참호에서의 진흙탕 격투, 단체줄넘기, 타이어 끌기, 낙하산 경주, 송풍훈련, 보트릴레이 등 고된 훈련이 계속됐다. 특히 이날은 야간침투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야전취사와 간단한 저녁식사 후 실전처럼 유서를 작성하고 유품을 정리한 교육생들은 계룡산 10㎞ 구간을 누비며 '밤의 전사'가 됐다. 3일째는 특전캠프의 하이라이트인 공수지상교육과 모형탑, 모형문, 레펠 교육 등 특전사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혹독했던 3박 4일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7일 오전 퇴소한 교육생들은 스스로를 대견해 했다. 김미진(25·독어독문 4년)씨는 "훈련이 너무 힘들어 도저히 참아낼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도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텨낸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고 앞으로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특전사의 상징인 검은 베레모를 쓴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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