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백미(白米)'는 상식처럼 사람들의 뇌리에 고정돼 있는 개념이다. 하지만 쌀은 원래 컬러풀했다고 전해진다. 흑미(黑米)'적미(赤米)'녹미(綠米)는 옛날부터 재배돼온 고대미(古代米)들이다. 신품종이 개발'보급되면서 고대미들은 거의 사라지고 현재는 개량종들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 잊혀져 가던 유색미들은 식탁에 컬러열풍이 불면서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흑미는 말 그대로 검은쌀을 말한다. 예전에는 검은색 식품들이 색깔 때문에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검은색 식품 속에 들어 있는 안토시안, 셀레늄 성분이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흑미가 건강쌀로 각광받고 있다.
흑미는 일반미보다 더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포니카 계통과 교잡한 흑미 용금1호는 일반 흑미보다 흑색 색소가 5배나 더 함유돼 있으며 찰흑미에는 단백질, 아미노산, 비타민B1'B2'B3, 철, 칼슘, 아연, 망간, 셀레늄 등이 고루 들어있다.
흑미의 일종인 흑향미는 중국에서 가져온 흑미 종자를 토착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중국 흑미에 비해 검붉고 향이 나 '흑향미'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 지난해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유색미 영양학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흑향미'는 일반쌀보다 칼슘과 비타민B1'B2'E, 안토시아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효과가 있으며 성장에 꼭 필요한 아미노산 함량도 높아 어린이 성장에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미의 색이 적갈색인 '적미'에는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와 암'심장병'혈관질환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백미에 비해 단백질'비타민'미네랄도 많이 함유돼 있다. 녹차나 포도의 과피 등에 들어 있는 탄닌도 많아 항균'항산화 작용도 한다.
토종 녹미는 야생종으로 물이 부족하거나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지금은 개량종이 나와 있으며 전국에서 소수 농가만이 재배하고 있다. 보통의 찹쌀보다 찰기가 강하고 감미가 있다. 아연'마그네슘'섬유질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액정화나 정신안정에 효과가 있다. 특히 당뇨에 좋은 클로르필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뿐만 아니라 보리도 컬러로 무장하고 있다. 검정보리쌀은 옛날부터 일부지방에서 재배한 토종 보리다. 토종보리 종자는 현재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은 개량종이다. 농촌진흥층에 따르면 향이 구수하여 잊혀져가는 고향의 정취를 떠올리게 하는 검정보리쌀은 검정콩보다 4배 이상 많은 안토시안을 함유해 높은 항산화효과를 지닌다.
자수정 같은 보라색을 띠는 보리도 있다. 2006년 농작물직무육성 신품종선정심의회에서 '자수정찰'로 명명된 이 보리는 농촌진흥청이 1997년 '탑골보리'를 모본으로 'HB78100-B-17-3-2'와 '도쿠시마모치하다가' 교배종을 부본으로 인공교배하여 육성한 품종으로 비바람에 쉽게 쓰러지지 않고 봄철에 유행하는 '누른모자이크병'에도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먹기 알맞은 80% 도정을 거쳐도 알곡에 보랏빛이 남아 있어 '자수정찰쌀보리' '자주찰쌀보리' '보라찰보리'로도 불린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자수정찰은 안토시아닌 함량(약 60~180㎍/g)이 매우 높고 당뇨병과 대장암 예방에 좋은 베타글루칸과 필수아미노산과 포화지방산 및 비타민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현재 자수정찰은 일부 농가에서 시험재배되고 있다. 내년 또는 2011년 이후 일반농가에도 보급될 예정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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