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경량세섬박지 '실키아' 생산…해외서 더 유명 '덕우 실업'

덕우실업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하게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R&D와 설비 투자를 꾸준히 해 신제품을 생산해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들여온 새 직기 앞에서 이명진(사진 뒤쪽) 개발부장과 이재철(앞쪽) 영업실장이 종업원과 함께 직물을 살펴보고 있다.
덕우실업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하게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R&D와 설비 투자를 꾸준히 해 신제품을 생산해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들여온 새 직기 앞에서 이명진(사진 뒤쪽) 개발부장과 이재철(앞쪽) 영업실장이 종업원과 함께 직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의열 대표.
이의열 대표.

경북 왜관산업단지내 (주)덕우실업(대표 이의열)은 국제 섬유전시회에 자주 나가 세계 시장의 트렌트를 읽고 끊임없는 R&D(연구·개발) 투자로 신축성과 쾌적성이 탁월한 직물들을 잇따라 개발, 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섬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가 성장 비결

이 회사는 최근 15억원을 들여 제직설비 24대를 교체했다. 기존의 폴리에스테르 직물 150∼190cm 정도를 짜던 직기 대신 230cm를 짤 수 있는 광폭직기로 교체한 것이다. 이들 설비들은 워터제트로 직물을 짜는 설비로, 생산하는 직물의 폭은 넓어지고 회전수는 빨라져 제품 경쟁력을 더 높였다.

이 회사 이재철 영업실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많은 섬유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도 설비 투자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축성과 쾌적성이 뛰어난 초경량 세섬박지(아주 가늘고 얇은 원단) 생산을 위해서는 새 직기 설치가 필요해 재투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 설치한 직기는 종전 직기가 월 평균 80만∼90만 야드 생산하던 것에서 15만 야드를 더 짤 수 있다.

덕우실업은 또 4억5천여만원을 들여 패턴 디자인을 짤 수 있는 전자도비시스템 기기 12기를 새로 들여와 무늬와 문양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이 모든 투자가 꾸준하게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덕우실업은 시장이 요구하는 새로운 제품을 잇따라 개발, 다른 회사들보다 발빠르게 출시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앞서 나가고 있다.

◆초경량 박지직물 '실키아' 개발로 우뚝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천연 실크터치와 비슷한 무게가 40g(20데니아급) 정도의 초경량 박지직물인 '실키아(Silkia)'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출시했다. 여성용 고급 블라우스를 비롯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이 제품은 현재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 이탈리아는 물론 터키, 미주지역 등 해외시장으로 수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촉감과 외양은 실크 스타일인데 비해 실크보다 질기고 변색이 잘 되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여성 패션소재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가 '실키아'를 개발하게 된 것은 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현재 여성용 블라우스 직물 제품들의 트렌드를 읽고 신속히 신제품을 개발했기에 가능했다. 해외 전시회에서는 여성용 블라우스 등의 옷이 지구 온난화 및 패션의 변화에 따라 더 얇고 부드러운 제품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 같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 1년 6개월간의 연구개발 끝에 실키아가 탄생했다.

이 제품은 굵기가 아주 가는 세섬도 폴리에스테르 21데니아(실크의 경우 40데니아급 정도)원사로 기존의 연사기를 이용해 스핀들 장치 개조 및 워터제트 제직기에 고밀도 장치를 설치해 짠다. 기존의 일반적인 얇은 제품의 무게보다 절반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고 가격도 배 가까이 비싸다. 특히 이 실크스타일 화섬직물은 고난도 연사기술과 염가공 및 후가공 직물의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제대로 된 박지직물을 개발하기 어려웠으나 덕우실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이 부분 선진기술 보유국인 일본 제품에 못지 않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에도 기존의 원단에다 후가공 과정에서 광택 자체가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제품인 '펄(pearl)'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매출 증대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밖에도 이 회사는 세섬박지 원단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구김이 나면서도 광택성을 유지하고 새로운 터치감이 있는 고급여성용 아웃웨어 제품, 형상기억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구김과 회복성 소재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남성 여성 재킷용 원단 등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해외전시회를 교과서로

이명진 개발부장은 "우리 회사가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신제품을 개발, 출시하는 원동력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5년 전부터 프랑스 프리미에르비죵과 뉴욕 텍스월드, 상하이 국제 패션및 섬유박람회 등 해외 전시회에 영업직과 R&D 개발부 직원들이 함께 나가 세계 트렌드를 읽고 그때그때 적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 또 하나는 시장성에 맞춰 잘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R&D에 연간 4억∼5억원 정도를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 몇 년 동안 매년 25% 정도의 성장을 계속해 지난해 146억원을 올렸다. 이 가운데 수출액이 전체의 80% 정도인 116억원이 차지할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올해는 매출 증대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을 한다는 목표 아래 매출도 150억원 규모로 잡고 있다.

이의열 대표는 "선진국 섬유시장의 변화를 잘 읽어서 계속해서 신제품을 개발해야 기업이 존속하고 성장할 수 있다"면서 "현재 생산 중인 초경량 박지직물은 더 발전 성장시키는 한편 앞으로는 기존의 제품에서 기능성 등을 추가한 친환경·그린 섬유 분야와 산업용 섬유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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