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힌 실타래는 어떻게 풀까. 실의 한쪽 끝을 계속 당기다가 매듭진 부분이 나타나면 그곳을 바늘로 찔러 실을 당겨 올리며 조금씩 매듭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하나. 아니면 아예 가위로 단숨에 잘라버리는 방법도 있다. 이를 야구에 빗대어 보면 바늘은 적절한 작전 구사, 가위는 결정적 한방일 것이다.
5위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대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대7로 패하며 궁지에 몰렸다. 4위 롯데와의 승차는 1경기로 벌어졌고 LG 트윈스를 제압한 6위 히어로즈에게는 1경기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선발 투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의 부진으로 경기가 꼬이기도 했지만 1회초 수비와 6, 9회말 공격 때 작전 운용은 아쉬웠고 득점 찬스에서 결정타가 터지지도 않았다.
1회초 상황에선 살을 주고 뼈를 취했어야 했다. 1사 3루 상황에서 삼성은 실점을 막기 위해 전진 수비를 펼쳤다. 막 시작된 경기라 선취점을 주더라도 아웃 카운트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 결국 홍성흔의 땅볼 타구는 원래 유격수가 있던 자리 옆을 지나 1타점 적시타가 됐다. 계속된 1사 1, 2루의 위기에서 카림 가르시아의 3점포가 터졌고 박기혁의 적시타가 이어졌다.
선발 크루세타는 위력적인 구위를 갖고 있지만 제구가 불안한 투수. 이날 크루세타는 1회초에 볼넷 2개와 폭투 1개를 기록하는 등 제구 난조로 5점을 빼앗겼다. 이런 유형의 투수가 등판, 흔들릴 때는 아웃 카운트를 빨리 잡아내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섣부른 전진 수비는 위기를 키웠다. 크루세타가 2회부터 5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진 것을 생각하면 더욱 쓰라린 장면.
3대6으로 뒤진 6회말 삼성은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이 때 전 타석에서 안타를 친 우동균에게 희생 번트를 시킨 것이 아쉬운 대목. 후속 타자는 공격력이 약한 채상병이고 롯데 투수는 사이드암 임경완이어서 좌타자 우동균에게 과감히 공격을 주문하는 것이 보다 나아 보였다. 잇따른 번트 실패로 볼카운트가 몰린 우동균은 결국 평범한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9회말 5대7로 밀리던 삼성은 볼넷과 좌익수 실책으로 2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내야 플라이 셋과 삼진 1개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던 채상병. 대타 기용이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은 채상병을 그대로 타석에 세웠고 평범한 내야 땅볼이 나오면서 역전을 바라는 홈팬들의 함성은 탄식으로 바뀌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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