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사할린의 동반자~ 대구와 만남은 최고의 선물~."
23일 오후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 한인문화센터 강당. 사할린 한인 동포들과 대구가 한핏줄임을 깨닫는 흥겨운 잔치판이 벌어졌다. 민족통일대구시청년협의회와 유즈노사할린 소망어린이창작발전협력회가 마련한 '사할린 한인 위문 및 대구의 밤' 행사가 펼쳐진 것.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 중창단의 노랫소리가 넓은 강당을 가득 채웠다. 한인 동포들과 대구 청년들이 맞잡은 손을 따라 온기가 흘렀고,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흥이 더하자 모두가 일어나 어깨춤을 들썩이며 한민족의 뜨거운 정을 만끽했다.
잔치의 시작은 한인 여성들로 구성된 '무궁화 중창단'의 노래였다. 태진아의 '동반자'를 개사해 사할린과 대구의 끈끈한 인연을 노래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여든이 넘은 할머니들로 구성된 '노인 중창단'이 '밀양 아리랑'을 구성지게 뽑아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유즈노사할린스크 에트노스 예술학교 학생들의 부채춤 공연은 탄성을 자아냈고, 한인 동포들의 노래가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한인 3세인 허 이리나(45·여)씨는 "한인들이 준비한 무대와 대구 청년들의 마음이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할린 한인들의 마음을 달래고,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동포들에게 알리는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민족통일대구시청년협의회가 광복 64주년을 맞아 21~24일 진행된 사할린 한인 방문 여정의 일환. 청년협의회는 1년 만에 다시 찾은 사할린 한인 동포들을 위해 장학금 1천달러와 한복 50벌, 태극기, 격려금 및 현지 단체 지원에 4천달러 등 푸짐한 선물을 풀었다. 박해룡(71) 사할린한인협회 회장은 "광복절은 사할린에서 설날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명절"이라며 "대구에서 사할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와 함께 명절을 즐기는 게 기쁘다"고 했다.
이에 앞서 대구시청년협의회는 사할린한인협회와 공동으로 유즈노사할린스크 가가린공원 코스모스 경기장에서 '광복 64주년 건국 61주년 기념식'을 마련했다. 1천여명의 동포들과 러시아인들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전통 춤과 성인 가요 등 흥겨운 공연을 만끽한 데 이어 달리기와 씨름을 즐기며 푸짐한 상품도 받았다.
대구청년협의회는 올 10월 사할린경제법률대 학생 10명을 초청해 6박 7일간 모국어 교육과 직업 훈련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할린 한인들이 대구를 더욱 가깝게 느끼고 이해하는 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하태균 대구청년협의회 회장은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세대들 중 경상도 출신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매년 방문이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할린에서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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