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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값 된 한우, 추석 앞두고 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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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고기가 원산지 표시제 확대와 쇠고기이력추적제 시행 등에 따른 소비자 신뢰 회복으로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사진은 동아백화점내 정육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정육을 구입하고 있다. 동아백화점 제공
한우고기가 원산지 표시제 확대와 쇠고기이력추적제 시행 등에 따른 소비자 신뢰 회복으로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사진은 동아백화점내 정육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정육을 구입하고 있다. 동아백화점 제공

미국산 소고기 협상타결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한우가격이 원산지 표시제 확대, 소고기 이력추적제 시행 등에 따른 한우 신뢰 확보와 추석 특수로 소비가 늘면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한우 소비 늘고, 수입은 감소

쇠고기 이력추적제(올 6월 22일 시행)와 음식점 원산지표시제(2008년 7월 8일 시행) 이후 한우고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광우병 파동 이후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한우라면 비싸더라도 구입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동아백화점 정육바이어 이희경 대리는 "쇠고기 이력추적제 시행 이후 한우 가격이 20∼30% 정도 올랐다. 따라서 한우고기 소비자 가격(kg당)도 6월 평균 6만7천원대에서 현재 7만2천원대로 5천원 정도 올랐으나 매출은 1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쇠고기값이 오르면 대신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가격이 올라도 믿을 수 있는 한우라면 지갑을 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추석 대목까지 산지 한우가격이 상승해 연말까지 강보합세를 유지하다 내년 초에나 조금 시세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식품매입팀 이상협 과장은 "추석 특수를 앞두고 쇠고기에 대한 냉동작업이 시작되면서 한우가격이 20∼30% 정도 올랐고 매장의 쇠고기값도 덩달아 인상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 이상 늘어난 반면 수입산 쇠고기는 올해 들어 계속 하향곡선을 그려 요즘은 지난해 대비 10∼20%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소매점에서도 한우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우고기 판매가 늘어나는 반면 수입쇠고기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하다는 것. 지난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축산관측에 따르면 지난 1∼7월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11만2천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산지가격 큰 폭 상승

한우 산지가격은 지난해 4월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올 8월 말 현재 쇠고기 협상 이전보다 올랐다.

경북의 한우 산지가격은 암소(600kg기준)의 경우 지난해 8월 말 393만9천원에서 올 8월 말 517만원으로 31.3% 올랐다. 수소(600kg기준)도 같은 기간 349만5천원에서 522만원으로 49.4% 인상됐다. 송아지도(5개월 기준) 암소가 같은 기간 143만7천원에서 217만5천원으로 51.4%, 수소도 162만1천원에서 253만으로 56.1% 올랐다.

축산물등급판정소에 따르면 한우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최근 1++ 등급이 2만원을 넘어서며 2007년 4월 이후 2년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한우 소비자 가격도 등심 1등급(1kg) 기준 지난해 6월 5만8천964원하던 것이 올 6월에는 6만7천508원, 최근에는 7만2천82원으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변성효 축산지원팀 차장은 "촛불시위 이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쇠고기 이력추적제 등으로 '안전하고 질 좋은' 한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추석 특수로 유통업계가 물량을 비축하면서 산지 한우가격과 경락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아지 입식은 자제해야

최근 산지 한우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자 송아지 입식을 당초보다 증가시키겠다는 농가가 늘고 있다. 경주 안강읍의 한 농가는 최근 소값이 좋자 송아지 20마리를 더 입식했다. 경주축협 서병학 대리는 "일부 농가에서는 한우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다른 가축에 비해 수익성도 높아 젖소에서 한우로 전환하거나 기존의 한우 사육농가가 사육두수를 늘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암송아지 경매는 종전에 150∼160마리가 이뤄졌는데 요즘은 70마리 정도만 출하되고 있다"고 했다.

상주축협 윤광호 상무는 "한우 값이 뛰자 사육농가가 30개월 정도 사육한 소를 내다 팔아야 하는데 단기수익을 노려 아직 충분히 숙성하지 않은 소를 조기 출하하는 등 한우의 품질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북도 축산경영과 우선창 사무관은 "한우고기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송아지 입식 수요 증가로 9∼11월 한우가격이 전년 대비 큰 소는 20∼30% 정도, 수송아지는 40∼50% 정도 상승할 전망"이라면서 "특히 입식한 송아지가 출하되는 2년 후의 가격 전망은 불투명해 농가에서는 지나친 입식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품한우와 경주 천년한우를 생산하는 서라벌농장 정병우 대표는 "우리나라 적정 한우 사육두수는 240만여마리이다. 현재 300여만마리로 공급과잉인 상태에서 요즘 송아지 정상가격이 230만원 정도여야 하는데 요즘 300만원대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30개월 정도 사육해서 내다 팔 경우 마리당 100만원 정도 손해를 보게 된다"고 걱정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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