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헤드 플레이(Bone head play) 야구·축구 따위에서 어이없거나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 국어사전을 찾으면 볼 수 있는 본헤드 플레이의 정의다.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경기 초반 잇따른 본헤드 플레이에 발목을 잡힌 끝에 롯데 자이언츠에 0대 4로 패하며 4위 자리를 빼앗겼다.
삼성에겐 12, 13일 롯데와의 2연전이 4위 자리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12일 프란시스코 크루세타가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타선 불발로 1대 9로 대패한 데 이어 13일 경기마저 내줬다. 이날 지면서 3연패에 빠진 삼성은 승차 없이 5위로 내려앉았다. 상대를 일찌감치 무너뜨릴 수 있었던 기회에서 나온 결정적인 주루 실수가 뼈아팠다.
1회 초 삼성은 신명철과 박한이의 연속 안타 후 희생 번트에 실패한 박석민이 삼진을 당했으나 채태인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강봉규의 1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될 때까지만 해도 2사 만루의 기회는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2루 주자였던 박한이는 3루 베이스를 지나쳐버렸고 롯데 포수 장성우의 3루 송구에 태그아웃되면서 그대로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실수는 2회 초 무사 2루 때도 반복됐다. 롯데 1루수 이대호가 땅볼 타구를 뒤로 빠트린 덕분에 2루를 밟은 최형우가 견제사를 당한 것. 리드 폭이 컸던 데다 박진만이 희생 번트를 대기 전 이미 3루로 뛰기 시작했으니 박진만이 공을 맞추지 못하자 상대의 먹잇감이 되어버렸다. 롯데 포수 장성우는 2루에 바로 공을 뿌렸고 발이 느린 최형우가 되돌아오기에는 너무 늦었다.
삼성은 1, 2회 초에 이어 3회 초 번트 작전에도 실패했다. 이번에도 롯데 포수 장성우의 어깨에 당했다. 선두 타자 우동균이 좌전 안타를 친 뒤 신명철이 댄 번트 타구가 장성우의 앞에 떨어졌고 장성우는 이를 바로 잡는 대신 그라운드에 튀긴 공을 잡아 1루에 던졌다. 신명철 뿐 아니라 졸지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1루 주자 우동균마저 협살 상황에 몰려 아웃되어 버렸다.
세 차례 선취 득점 기회를 모두 놓친 삼성은 3회 말 곧바로 1점을 빼앗겼고 이후 경기 내내 롯데에 끌려가야 했다. 더 이상 롯데 선발 투수 조정훈(9이닝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흔들지 못한 채 완봉패의 수모를 당했다. 경기 초반 위기를 넘긴 뒤 안정을 찾은 조정훈은 주무기인 포크볼을 섞어가며 삼성 타선을 농락, 시즌 13승을 챙겨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3일 야구 전적
삼 성 000 000 000 - 0
롯 데 001 201 00X - 4
▷삼성 투수=차우찬(9패) 박성훈(4회) 정현욱(6회) 조현근(7회) 양지훈(8회) ▷롯데 투수=조정훈(13승) ▷홈런=가르시아(4회 1점·롯데)
두산 10-1 KIA(잠실)
히어로즈 7-5 한화(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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