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프로야구 2009시즌도 가을에 접어들면서 순위 싸움뿐 아니라 각종 개인 타이틀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빛나는 곳이 있으면 어둠이 드리워진 곳도 있는 법. 화려한 기록 경쟁 뒤에 가려진, '민망한' 기록들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부끄러운 기록 상위권에는 어떤 팀들이 포진해 있으며 어느 선수가 그 빌미를 제공했을까.
수비 실책 1~3위 팀은 롯데 자이언츠(83개)와 SK 와이번스(81개), KIA 타이거즈(79개)다.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는 롯데의 최대 불안 요소 중 하나가 수비라는 말이 그대로 드러나는 수치다. 많은 연습량으로 톱니바퀴 같은 짜임새를 자랑하는 SK도 의외로 헛글러브질이 많았다. 반면 두산 베어스(65개)와 삼성 라이온즈(69개)는 가장 실책이 적은 팀이었다.
개인별로 볼 때 수비 실책 상위권은 내야수의 몫. 많은 타구를 받아내는 데다 자주 다른 수비수와 연계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 유격수와 2, 3루수들이 집중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지만 실책 1위인 김상현(KIA·3루수), 정근우와 나주환(SK 2루수, 유격수), 박기혁과 이대호(롯데 유격수, 3루수)가 팀이 실책 상위권에 오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절호의 득점 찬스에서 혼자 아웃되면 그나마 양반이다.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늘려버리는 병살타는 상대에게 환희를, 소속팀엔 한숨을 안긴다. 두산이 123개로 가장 많은 병살타를 기록했고 삼성(104개), SK(100개)는 상대적으로 병살타가 적었다. 개인별로는 LG 트윈스(팀 병살타 3위)의 중심 타선인 최동수(20개)와 이진영(19개)이 1, 2위를 차지했다.
투수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폭투와 4사구(볼넷+몸에 맞는 볼)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SK와 삼성, 한화 투수들의 폭투가 잦았고 4사구 허용 순위는 LG, 삼성, 한화 순이다. 눈에 띄는 것은 KIA가 폭투(21개)와 4사구(515개)에서 다른 팀과 비교적 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 선발 투수진이 가장 탄탄하고 시즌 초와 달리 불펜도 안정됐다는 평가에 걸맞은 통계다.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는 삼성이 두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위력적인 구위를 갖추고도 제구가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4사구 108개(볼넷 103개, 몸에 맞는 볼 5개)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그나마 폭투는 눈감아 줄 여지가 있다. 포크볼이나 낙차 큰 커브 등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다 보면 나올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볼넷은 투수들에게 첫째 가는 금기(禁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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