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재도약 "때가 왔습니다"…이인중 商議회장

이달 출범 지역 첫 과학기술포럼 '미래전략 아카데미' 산파역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은 지금이 대구경북을 재도약시킬 적기라며 각계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미래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은 지금이 대구경북을 재도약시킬 적기라며 각계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미래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경북에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일할 고소득 직장이 몇 곳이나 있습니까? 대구경북이 잘 살려면 기존 산업구도를 의료, 교육, 문화, IT 등 지식기반 산업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미래전략아카데미'를 만들어 지역산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이끌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와 지역의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겠습니다."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이 상공계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대구경북 경제 살리기에 온힘을 바치기로 다짐했다. 그는 10월 하순 설립할 미래전략아카데미의 산파역을 자처하고 나섰다.

"대구경북의 각계를 아우르는 과학기술 분야의 포럼은 처음입니다. 지역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의 지정으로 들떠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시작입니다. 이들 사업을 성공시키고 대구경북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선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특히 이 포럼은 과학비즈니스벨트(구미~대구~포항) 유치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국회에 제출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 전국에 한 두 곳이 지정될 것이다. 충청권이 이 벨트를 유치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는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전략아카데미는 대구시·경상북도, 대구상의·경북상의협의회,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대경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대구경북연구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경북테크노파크 등이 공동 운영하고,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시·도의원, 산업계, 과학기술전문가, 기업 지원 관계자 등 300여명으로 구성된다.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이 회장은 "포럼은 IT융복합, 그린에너지, 신소재, 의료·바이오, 정책개발 등 5개 분과로 나눠 여러 전문가들이 지역의 미래 비전과 발전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경제의 쇠락에 대해 튼실한 대기업의 부재를 원인의 하나로 꼽았다. "대구에 있는 대기업은 말이 대기업이지 수도권의 대기업에 비해선 규모가 영세하다. 지방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되면 성장의 한계에 부닥친다. 보호 장치 없이 규제만 받기 때문이다. 호황 땐 그럭저럭 버티지만 불황 때는 엎어지는 경우가 많다. 과거 대구의 대표기업들도 그렇게 무너졌고, 이런 상황들이 지방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지방 중견기업 육성'이 시급하다. "복싱에서 라이트급 선수를 체중이 조금 불었다고 해서 중간 단계 없이 바로 헤비급으로 뛰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지금 지방의 대기업들이 그런 형편이다. 따라서 지방경제 회생을 위해선 매출 1조원 미만, 종업원 2천명 미만의 지방 대기업을 '중견기업'으로 분류, 세제나 금리 등에서 차별적 대우를 해 튼실한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이 회장은 주장했다. 지방 중견기업 육성은 지방 상의회장단은 물론 대한상의까지 나서 여러 차례 관련 부처에 건의하고 있는 현안이다.

지역 기업의 혁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는 오사카에 본사를 둔 백화점이 도쿄에 진출해 사업을 하고 있다"며 "무한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지방 기업의 전국화가 필요하다. 지역에만 머물지 말고 수도권에 진출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권 신국제공항의 입지 선정 연기에 대해 그는 "신공항이 조기에 착공되지 않으면 의료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대형 국책사업들의 성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고, 기업과 주민들의 경제적 손실이 지속된다"며 "상의를 중심으로 부산을 제외한 4개 시·도의 경제단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금이 대구경북이 재도약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임을 강조했다. "과거 몇 년 동안 대구경북에는 되는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정부에 뭔가를 건의하면 '되는 분위기'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챙겨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대구경북이 힘을 모아 미래를 설계하고 노력을 기울인다면 희망이 있습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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