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엣지! 경제] 인터넷 전화料의 비밀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사는 회사원 A씨. 3월 어느 날, 대구에 살고 있는 어머니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얘야, 인터넷전화가 싸다고 해서 하나 마련했다. 전화번호가 070-XXXX-1234로 바뀌었으니 이쪽으로 전화를 하거라. 매일!" A씨는 매일 대구집으로 안부 전화를 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A씨는 통화료가 유선전화로 할 때보다 훨씬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유선전화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전화'. 하지만 유선전화기를 들고 인터넷 전화를 쓰고 있는 곳과 통화를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비교를 해보겠다. '유선전화→유선전화'로 전화를 걸 경우 시내통화료는 180초당 39원이다. 하지만 '유선전화→인터넷전화'를 할 경우에는 이보다 10원이나 비싼 180초당 49원의 통화료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전화를 쓰는 사람이 인터넷전화로 인해 금전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하지만 여기서 피해가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행된 '인터넷전화 번호 이동제도'를 모르면 더 심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것. 인터넷전화 번호 이동제도는 원래 '070'으로 시작되는 인터넷 전화를 자기가 원래 쓰던 번호(예, 053-255-AAAA)를 그대로 사용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번호를 이동한 인터넷 전화로 전화를 걸면 원래 쓰던 번호를 거쳐 인터넷 전화로 연결되므로 망내할인을 받지 못하고, 180초당 최대 261원까지 통화료가 부과된다. 이는 유선전화끼리의 통화보다 8배가량 많은 통화료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서갑원 의원(전남 순천)은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 "유선전화를 쓰는 2천만명이 인터넷 전화 때문에 괜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제는 어떤 곳에 전화를 걸 때 "거기 인터넷전화 쓰는 거예요?"라고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용어설명

인터넷전화: 인터넷을 경유해서 음성의 송수신을 함으로써 통상의 전화처럼 이용하는 시스템 또는 서비스로 인터넷폰 또는 IP전화라고 한다. 구조는 '전화망-인터넷-전화망'의 형태로 접속해 전화망의 중계망 부분을 인터넷으로 바꾸어 통신하는 것으로 음질의 저하도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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