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63돌 한글날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글도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언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어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가 채택한 9번째 국제 공개어이다. 사용인구도 7천739만 명으로 세계 13위에 이른다. 정부에 따르면 54개 나라 642개 대학에서 한국어학과나 강좌를 개설해 우리 말을 배우고 있다. 100년 전 안중근 의사가 "만일 우리 한국이 세계에 위력을 떨친다면 세계 사람들이 한국말을 통용할 것"이라고 한 말이 실감난다.
올해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 족은 한글을 자기들 공식문자로 채택했다.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한 결과다. 그들은 자신의 역사를 한글로 기록하며 생활 전반의 소통 수단으로 한글을 뿌리내리게 할 것이다. 고유의 문자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정부도 오늘 서울 세종로에 세종대왕 동상을 제막하고 세종 이야기 기념관을 개관했다. 한편에서는 1991년 폐지한 한글날 공휴일을 부활시키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한글 사랑은 갈수록 퇴색하고 있는 느낌이다. 세계의 어떤 문자도 따라올 수 없는 과학성과 창의성이 있다고 자랑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바뀌고 진화하는 것이 언어의 특성임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우리는 한글의 원형을 너무나 뒤틀고 있다. 인터넷에서 흔히 보이는 말 줄이기나 외래어와의 무분별한 혼용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상생활에까지 이어져 아름다운 한글의 본 모습을 허물고 있다. 일시적인 사회현상으로 보기에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산이자 힘이다. 그 자산은 스스로 아끼고 발전시킬 때라야 더욱 힘을 갖는다.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글을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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