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도 '전설적'이라 불릴 만한 영남권 인사들이 적잖다.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사회 주류로 자리 잡은 사람부터 단돈 50달러만 들고 뉴욕에 정착해 지금은 꽤나 잘사는 중산층도 많다. 이들은 다들 한결같이 정직하게 열심히 일했으며 "일한 만큼 보람도 있고 성과도 있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말했다.
대구가 고향인데다 영남대를 졸업한 뿌리교육재단 이정화(71) 명예회장은 한인 2세들에게 조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10년째 제공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2000년 2월 뿌리교육재단을 설립, 매년 미국에 재학중인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모국을 방문토록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까지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후원을 했으며 올해부터는 고려대학교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경남 밀양이 고향인 김원덕(63)씨는 뉴욕 할렘가의 대부로 불린다. 40년 전 한국인이 감히 흑인 밀집지역에 가게를 연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 하지만 김씨는 이를 알면서도 할렘 중심가에 700~800평의 종합매장을 열었으며 이를 확장해나가 5년 전에는 가게를 3천평으로 넓혔다. 그는 초콜릿을 몇 번이나 훔쳐간 흑인이 가게에 다시 훔치러오자 다가가 '이 초콜릿이 필요하냐'며 오히려 공짜로 줘 그 흑인 도둑을 감동시킨 일화는 이곳에서 유명하다.
경북 영주 출신으로 경북도 해외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석주(59) 전 뉴욕한인회장은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지금은 연매출 1천500만달러 규모의 통신기기 판매회사 경영자로 우뚝 섰다. 뉴욕의 퀸스·브롱스·맨해튼과 뉴저지 주 등의 직영 점포만 7곳이다. 언어 장벽·인종 차별보다 고통스러운 지체 장애를 딛고 미국 주류 사회로 올라서게 된 것.
또 예천 출신으로 권중갑·중천·일연 3형제도 유명인사. 이들 3형제는 한아름 그룹(호텔 스텐포드(맨해튼), H마트(북미 32개 매장, 7개 물류센터 소유), 서울식품, New Bank, Captain Blue) 등 미국에서 15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역시 예천 출신으로 뉴욕 플러싱과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에서 의사로 개업하다가 지금은 은퇴하신 임병우 박사도 있다. 임 박사의 딸과 사위는 예일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경남 거제 출신의 신용규(68) 회장도 맨손으로 와 뉴욕에서 크게 사업을 일궈냈다. 신 회장은 뉴욕한인청과협회장을 2번이나 역임했으며 지금도 종업원 30명이 넘는 큰 종합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구·경북 출신들은 뉴욕 사회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김경근 뉴욕총영사가 대구 출신인데다 부총영사 역시 지역 출신의 주낙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 불과 수개월전 부임했다. 우리은행 뉴욕지점 수석부지점장도 경북 상주 출신이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파견나온 전병극 과장도 예천 출신이다. 경북도 뉴욕파견관인 권기섭 사무관도 이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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