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유아 부모들 '불안한 계절'

신종플루 독감 등 잇단 바이러스 사망에 조마조마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둔 김모(30·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는 요즘 동네 슈퍼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독감이 유행할 때인데 신종플루로 아기가 죽었다는 소식까지 들으니 겁이 나서다. 김씨는 "환절기에 아들이 혹시 독감이라도 걸릴까봐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영유아에게 위험한 RS(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 및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시기에 신종플루 감염 영아 사망까지 겹치면서 6개월 이하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RS바이러스와 신종플루는 감염성이 높은데 아직 예방백신이 없는 데다 영아는 부작용으로 독감백신도 맞을 수 없기 때문이다.

RS바이러스는 10월부터 3월 사이 유행하는 호흡기 바이러스로, 영유아의 경우 독감으로 인한 사망률의 1.3~2.5배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2만5천명의 유아들이 입원해 입원 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 유아의 수가 한해 500명에 이르고 있다.

또 11일 생후 2개월 된 여아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뒤 숨지면서 대구지역 병원과 보건소에는 예방책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단순히 감기가 걸렸는데도 인근 병의원을 제쳐두고 대학병원을 찾는 부모가 부쩍 늘었다.

전문가들은 RS바이러스와 신종플루가 독감에 비해 위험성이 크게 높지 않다면서 지나친 공포심 확대를 우려했다. 단, 영아 감염의 주요 원인인 가족 간 전파를 막기 위해 6개월 이하 영아를 둔 부모들은 다른 자녀의 독감 예방접종을 가급적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신종플루의 경우 5~15세 어린이가 걸리면 감기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6개월 이하의 영아는 기관지염, 폐렴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김천수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6개월 이하 영아들은 주로 가족 간 전파로 바이러스질환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평소 부모가 손씻기와 양치질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영유아가 감기 증상을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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