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1' 2010년 꿈의 레이스… 전남 영암 세계속으로

관람객 20만명 경제효과 2500억원, 소득 3만달러 시대 '신개념 스

내년 완공됐을 때의 F1 경기장 스타트 지역 모습(위)과 현재 건설중인 모습(아래).
내년 완공됐을 때의 F1 경기장 스타트 지역 모습(위)과 현재 건설중인 모습(아래).

'대구경북은 이런 꿈 못 꾸는 걸까, 안 꾸는 걸까?'

소득 3만달러 시대의 신개념 스포츠문화, F1(FORMULA 1). 전남 영암군이 그 꿈을 현실화하고 있다. 총체적인 밑그림과 구체화 작업은 전남도 F1대회준비기획단이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 동안 매년 개최가 확정됐다. F1의 전설 마이클 슈마허, F1의 미래 페르난도 알론소 등 세계적인 카레이서와 BMW, 페라리, 도요타 등 세계적인 차 회사들이 총출동한다. 한번 개최할 때 관람객만 20만명, 고용창출 효과는 2천500명에 달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2천5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로 이 엄청난 대회가 내년 전남 영암군에서 첫 개최되는 것이다.

공사 진행도 순조로운 편. 서킷(자동자경주도로) 지반공사는 완료단계다. 출발지점에 들어설 그랜드 스탠드(340m 거대 관중석), 레이싱 컨트롤빌딩, 레이서 팀빌딩, 메디컬센터, 미디어센터, 부속 건물 등도 차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때마침 국회에서 F1 지원법이 통과돼 건설현장은 더 활기를 띠고 있으며 현재 64%의 공정률을 보이며 내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순항하고 있다.

내년 10월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킬 'F1 월드챔피언십 2010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를 차질없이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남 영암의 경우 민간투자로 유치되어야 할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아 인근 광주·목포 쪽으로 가야 하는 대회 참가자들이나 관계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대한민국에 세계적인 카레이스를 즐길 만한 문화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 최근 류시원, 이세창, 안재모, 김진표 등 연예인들이 카레이서로 나서면서 붐을 일으키고 있으나 이로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태백레이싱파크, 창원 F3 경기장, 용인 스피드웨이 등이 잘 운영되고 있어 다행이지만, 전국적인 붐 확산을 위해 대구경북지역에도 카레이스 경기장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F1, 우린 이렇게 유치했다

전남 영암군 삼호면 삼포리·난전리 일원 간척지 185만3천㎡에 국·도비를 포함, 사업비 3천400억원이 투자돼 대한민국 최초, 아시아에서 직선도로가 가장 긴 F1 국제자동차경기장이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내년에 이곳에 20만명이 모인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시속 300㎞가 넘는 스피드카의 떠나갈 듯한 굉음과 함께 관중들의 환호성이 영암군을 뒤덮을 것이다.

하지만 F1대회 유치 그 뒤엔 도 차원에서 미래를 보는 눈과 유치를 위한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경남 창원이 더 일찍 눈독을 들였으나, F3로 방향을 틀면서 전남은 보다 손쉽게 F1에 다가갈 수 있었다.

전남도는 2005년 F1 주관기관인 영국 FOM과 유치협상을 시작했으며, 6개월 동안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2006년 3월 FOM과 조건부 F1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 이후 F1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입법청원 운동, 민관 공동출자 형식의 F1대회 운영법인 KAVO(Korea Auto Valley Operation) 설립, F1 추진위원회 창립, F1 사업 투자협약 체결 등 끊임없는 추진과정을 거쳤다.

F1 지원법 통과는 그나마 답답하던 경기침체 상황에서 숨통을 틔워 주었다. 밀린 공사비도 다 지불됐으며, 공사를 주관하고 있는 SK건설과 금광기업에도 기존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앞으로 남은 일정은 내년 상반기 내로 경기장 공사를 완료하고 FIA(국제자동차연맹)의 검수를 거쳐 10월에 성공적으로 대회를 여는 것뿐이다.

전남 F1대회 준비기획단 손영곤 모터산업팀 담당자는 "전남도 입장에선 J-프로젝트의 선도사업으로 F1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그동안 낙후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왔던 전남을 세계적으로 알릴 기회가 온 것"이라고 밝혔다.

◆F1은 국가의 자존심, 국민들의 부(富) 상징

F1대회 유치는 그 국가의 경제력은 물론 문화적 역량까지 드러내는 상징이며 국가의 자존심을 건 팀과 드라이버의 애국심을 표현하는 무대가 된다. 전문가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이 되면 카레이스를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레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F1에 늦게 눈을 떴다. 중국, 터키, 말레이시아 등은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추월해 F1 개최국이 됐기 때문.

그동안 대한민국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유치한 나라들 중에서 유일하게 F1을 개최하지 못한 나라였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5위임에도 F1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내년이면 전세계 184개국에서 연평균 162시간 이상을 중계하며 시청자가 6억명에 달하는 첨단 레저 스포츠대회의 유치국이 된다.

전남 영암의 F1대회 유치는 멕시코, 싱가포르, 러시아, 인도, 남아공, 아랍에미리트 등 7개국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 따낸 값진 성과로 앞으로 대한민국 카레이스 문화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암은 F1대회를 계기로 휴양형 관광레저도시, 종합스포츠도시, 생태체험과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거듭날 큰 계획을 갖고 있다. F1은 그 성공 열쇠다. 영암호 일대에는 요트 등 마리나 시설과 호텔, 카지노 시설, 테마파크, 해양스포츠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F1 지원법 제정은 F1대회가 국가행사로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이며 대회 성공을 위한 시행령과 조직위를 만드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며 "F1 코리아 대회를 국제행사의 모델로 만들어야겠지만 2, 3년 이내에 수익을 내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 F1대회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 등 타 지역에서 자동차 레이스 문화가 널리 확산될 수 있다면 F1대회가 온 국민의 성원 속에 더욱 풍성하게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며 "2010년은 영암 F1, 2011년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년은 여수 세계엑스포 등 영호남이 서로 도와가며 국제적 행사를 치르자"고 부탁했다.

전남 영암에서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자동차 메이커의 기술경연장

F1 그랑프리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수많은 스피드광들을 열광케 하는 꿈의 무대다. 연간 19차례 대회를 열어 우승팀과 성능 좋은 차를 양산한 제작회사를 시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F1은 사람과 기술이 함께 뛰는 무대로 자동차메이커의 기술 경연장으로 불린다.

F1 대회 운영방식은 11개팀 22명의 드라이버가 매년 17, 18개국을 순회하며 레이스를 펼치는 월드 챔피언십으로 연간 성적을 합산해 시즌 챔피언을 결정한다. 올해는 3월 호주를 시작으로 바레인, 스페인, 모나코, 터키, 영국, 독일, 헝가리, 벨기에, 일본 등 15차례 대회를 마쳤으며, 오는 18일 브라질과 11월 1일 아랍에미리트 대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F1에 참가하는 11개 팀 전체의 예산을 합하면 27억 달러(약 2조7천억원)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액수다. 독일 다임러 클라이슬러(메르세데스 벤츠)가 지분을 소유한 F1팀 맥라렌의 경우 2006년 한 해 운영 예산이 4억230만 달러(약 4천억원)에 달했다.

F1 그랑프리에는 202개(2006년)의 스폰서사가 참여하고 있다. 세계 10대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타이어, 정유, 부품사 등 관련 기업들이 총출동해 치열한 마케팅 승부를 벌이는 무대인 것.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F1 스타는 마이클 슈마허. 그는 F1 그랑프리 대회에서 모두 7번이나 우승했으며, 한 해 소득이 1억 달러(약 1천100억원, CNN 2002년 발표치)에 달해 골프스타 타이거 우즈와 함께 세계 최고 소득의 스포츠 스타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05년 F1 상하이 그랑프리 대회에서 총 관중수가 27만명(입장수익 300억원), 경제적 파급효과 1천500억원에 달했으며, 대회 개최기간동안 상하이 방문객수가 24.5%나 증가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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