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미 대화 협력-문제가 없나

미국 국방부 당국자의 입에서 나온 남북정상회담 발언으로 한미 간 미묘한 기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미국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파문을 진화하고 나섰지만 액면 그대로 '오해가 있었다'면 이는 한미 간 대화 조율 과정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던져준다. 말 실수가 아니라 한미 간에 대화가 충분하지 않거나 불협화음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비롯한 남북관계 진전에 있어 지금은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중요한 시점이다. 국제사회의 북핵 관련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과는 이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를 통해 일본과의 대화도 제안해 둔 상태다. 그만큼 한반도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의 그랜드바겐 제안 이후 한미 간 미묘한 기류를 우려케 한 미국의 움직임이 다시 이어진 것은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반대할 일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와 민족적 장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듯 문제 해결을 위한 양 정상의 만남은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핵 문제가 한걸음도 진전되지 않고 북한의 진정성을 국민 대다수가 인정하지 않는 시점에서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남북 정상의 만남은 만남 자체나 정치적 목적을 전제한 것은 의미가 없다. 북핵 문제의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 북핵 문제의 직접 피해자는 우리지만 국제사회도 무관하지 않다. 남북 간 직접대화에 앞서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한미 간 대화의 긴밀성과 충분한 협의는 그래서 강조된다. 한미 대화 채널의 점검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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