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 수술되겠냐며 서울로 다 가시네요"

간 이식 전국 7위 '대구 名醫' 부산 환자 많은 이유? 최동락 대구

"간 이식 수술분야에서 전국 최고가 되겠습니다."

최동락(48)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교수는 지역 최고의 간 이식 수술 전문가이다.

이 병원 간이식센터는 2003년 처음으로 수술을 시작한 뒤 현재 150건을 넘어섰다. 간 이식 부문에서 전국 7위이며, 지방병원으로서는 1위이다. 대구는 물론 부산'경남지역 환자와 서울 및 수도권지역 사람들도 수술을 받으러 온다. 하지만 최 교수는 불만이 많다. 대구지역 환자 중 서울로 가는 사람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지방에서는 간 이식 수술을 하지 못한다는 선입관이 강합니다. 설마 대구에서, 그것도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하겠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산'경남지역 환자들이 많습니다."

최 교수는 처음부터 의사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공대에 입학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의사로 진로를 바꿨다. 동기보다 2년 늦게 경북대 의대에 들어갔다. 졸업한 뒤 전공의를 해야 하는데 나이 탓에 꺼리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공의를 했다.

"의사로서 폼나는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싶었지요. 그래서 택한 것이 간 이식수술이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전문의를 따고 3년간 간이식 수술을 한 뒤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03년 3월부터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간 이식수술을 시작했다.

막상 시작했지만 환자가 많지 않았다. 지방에서는 어렵다는 편견 탓이었다. 그래서 첫 환자는 경남지역 사람이었다.

"대구사람은 지역 병원의 브랜드가치를 낮게 보고 있었습니다. 서울지역 병원에 갔다가 그 곳에서 제 소문을 듣고 다시 내려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간 이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나 하려고 하지 않는다.

최 교수는 항상 수술 전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간 이식은 수술 후가 더 중요하다.

"책에도 나오지 않는 후유증이 많습니다. 후유증을 미리 방지하고 생기더라도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 능력입니다. 수술 뒤 1주일이 고비입니다.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합니다."

최 교수는 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절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은퇴하고 한가롭게 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간 이식 수술은 스트레스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람은 크다. 진짜로 사람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에 간다고 모두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돈만 더 들 뿐이지요. 대구사람들은 자기 고향의 의료수준을 폄하하지 말고 믿어주십시오. 서울에 안 가고 왜 대구에서 수술하느냐는 주위의 얘기를 듣더라도 환자와 가족들은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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