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풍여행]도심의 낙엽거리

코트 깃 세우고 월드컵 걸어 볼까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고색창연한 색깔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도심의 단풍들은 우리에게 봄여름 잘살아 왔다고, 별 탈 없이 잘 견뎌왔다고 문득 말을 건다. 이제 겨울을 맞이할 때라고, 떠나보낼 것들은 모두 떠나보내고 핵심만 남아 이 겨울을 보내보자고 어깨를 툭툭 치는 낙엽. 떨어지는 단풍에 코트 옷깃을 세우고 걷는 가을 남자들은 이런 단풍의 메시지를 읽는다.

도심의 단풍은 산 속 단풍과는 또 다른 빛깔의 감동을 준다.

단풍여행을 꼭 멀리 떠나야 맛인가. 도심 내에도 곱게 물드는 낙엽거리들이 곳곳에 있다. 올해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가물어 고운 단풍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그래도 즐길 만한 거리들이 있다. 코트 깃을 세우고 도심 낙엽거리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대구시가 공식 지정한 '2009 낙엽 있는 거리'만 해도 23개소 46.35km에 달한다. 도심에도 7종 1만6천506그루나 있으니, 감상하고도 남을만큼 넉넉하다(표 참조). 대구시는 이 낙엽거리의 낙엽들은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해, 가까운 낙엽거리를 찾아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다.

단풍을 감상하고 낙엽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별 명소는 가족단위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공원들. 월드컵로(월드컵삼거리~경기장입구)에는 1.3㎞에 이르는 느티나무 700여그루가 늘어서 있으며 앞산공원(은적사~만수정~대성사)에는 참나무 등 2천600여그루의 나무가 2㎞에 걸쳐 심어져 있다. 국채보상공원과 경상감영공원, 2'28기념중앙공원에는 나무가 많지는 않지만 공원에서 고운 색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노란 은행나무의 장관을 보고 싶다면 대명남로(남명삼거리~대명6동주민센터), 체육관 앞길(경북도청 삼거리~대구체육관), 대학로(경대후문~복현오거리), 동대구로(범어네거리~두산오거리) 등을 찾으면 된다.

♣대구 도심의 주요 나무

▷ 중국단풍나무=중국 원산으로, 잎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관상용 나무다. 수성못길(두산오거리~수성관광호텔), 팔공로(공산댐~공산터널) 등에서 붉은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 단풍나무=산지의 계곡에서 자라는 높이 10m가량의 나무. 잎은 마주나고 손바닥 모양으로 5∼7개로 깊게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은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막도랑길(서구청동편~대평리시장), 국채보상공원 등에서 볼 수 있다.

▷ 느티나무=산기슭이나 골짜기 또는 마을 부근의 흙이 깊고 진 땅에서 잘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 모양이며 표면이 거칠고 끝이 점차 뾰족해진다. 월드컵로(월드컵삼거리~경기장입구), 유니버시아드로(범안삼거리~경산시경계), 달성공원(토성산책로) 등에 느티나무가 많다.

♣2009 낙엽 있는 거리

▷팔공로=공산댐~공산터널 1.5㎞ 중국단풍, 공산터널~백안삼거리~도학교 6.0㎞ 은행나무

▷파계로=파군재삼거리~파계사삼거리 6.8㎞ 느티나무

▷막도랑길=서구청동편~대평리시장 0.7㎞ 단풍나무

▷대명남로=남명삼거리~대명6동주민센터 1.2㎞ 은행나무

▷체육관 앞길=경북도청삼거리~대구체육관 0.3㎞ 은행나무

▷대학로=경대후문~복현오거리 1.5㎞ 은행나무

▷학정로=운전면허시험장~구암중앞 도로 1㎞ 느티나무

▷동대구로=범어네거리~두산오거리 3.1㎞ 은행나무

▷수성못길=두산오거리~수성관광호텔 0.5㎞ 중국단풍, 수성관광호텔~수성랜드 0.8㎞ 왕벚나무

▷월드컵로=월드컵삼거리~경기장입구 1.3㎞ 느티나무

▷유니버시아드로=범안삼거리~경산시경계 3.1㎞ 느티나무

▷호산2로=성서2차단지내 완충녹지 (구삼성상용차부지 북편 녹지대) 0.6㎞ 메타세쿼이아

▷팔공산순환도로=팔공CC삼거리~파계사네거리 12.2㎞ 단풍'왕벚나무

▷대구스타디움=야외공연장~산책로 0.5㎞ 느티'왕벚나무, 유니버시아드로 0.6㎞ 느티나무

▷국채보상공원=종각~조형분수 0.07㎞ 단풍나무

▷경상감영공원=관리사무실~남쪽 산책로 0.21㎞ 느티'왕벚나무

▷2·28기념중앙공원=관리사무실~공원 동편 0.07㎞ 느티'단풍나무

▷달성공원=토성산책로 1.3㎞ 느티나무 등

▷앞산공원=은적사~만수정~대성사 2.0㎞ 참나무 등

▷두류공원=두류도서관~산마루휴게소 1.0㎞ 느티나무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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