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김병철의 후계자를 찾은 걸까.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가 신인 슈팅가드 김강선의 맹활약에 힘입어 강호로 꼽히는 서울 SK를 꺾고 3연패에서 탈출, 시즌 2승(5패)째를 거뒀다. 30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김강선은 내·외곽을 끊임없이 오가며 허버트 힐과 함께 오리온스의 공격을 주도, 접전 끝에 SK를 79대77로 격파하는 데 앞장섰다.
오리온스의 김병철(36)은 리그를 대표하는 슈팅가드. 안정적인 드리블에다 외곽슛, 돌파, 패스, 속공 모두 무리 없이 소화하는 만능 선수다. 발이 빠른 데다 장신 선수와의 2대2 연계 플레이도 능숙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플레이는 더욱 간결해졌고 포인트 가드 김승현과 함께 강력한 가드진을 구축했다. 문제는 나이가 들며 체력이 떨어져 가는데 그만한 기량을 갖춘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는 점.
30일 김강선(20점 4스틸)은 가장 유력한 김병철의 후계자임을 입증했다. 1쿼터부터 과감한 돌파 등으로 10점을 몰아치면서 코트 분위기를 장악했다. 게다가 찰거머리같은 수비로 상대 가드진을 압박, 고비 때마다 상대 공을 빼앗으며 SK 공격의 맥을 끊어버렸다. 75대75 동점이던 4쿼터 경기 종료 5.4초 전에는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강선과 힐(26점 7리바운드 4블록슛) 외에 포인트 가드 정재홍(11점 4어시스트)과 파워포워드 이동준(4점 4리바운드)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근 잦은 실수로 위축된 듯했던 정재홍은 안정적인 패스와 빠른 돌파로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 주희정(11점 6리바운드)과의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SK 김민수(11점 5리바운드)는 이동준이 막을 때엔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후 김남기 오리온스 감독은 "김강선이 가로채기는 물론 상대 파울을 유도하면서 경기를 잘 풀었다. 파이터 기질이 있는 선수라 정교한 플레이보다 상대 코트를 휘젓기를 바랐는데 오늘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했다"면서 "경기를 즐기라며 정재홍의 기를 살려주려고 애썼는데 효과를 본 것 같다. 이동준도 김민수를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앞으로도 상대 장신 수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 모비스는 원정 경기에서 안양 KT&G를 99대86으로 제압하고 3연승을 질주, 4승3패로 단독 5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3연패에 빠진 KT&G는 1승4패가 돼 9위에 머물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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