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세계가 좋아서
골목에 서서 비를 맞는다
젖을 줄 알면서
옷을 다 챙겨입고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잃어버렸던
비의 기억을 되돌려주기 위해
흠뻑 젖을 때까지
흰 장르가 될 때까지
비의 감정을 배운다
단지 이 세계가 좋아서
비의 기억으로 골목이 넘치고
비의 나쁜 기억으로
발이 퉁퉁 붓는다
외투를 입고 구두끈을 고쳐 맨다
우리는 우리가 좋을 세계에서
흠뻑 젖을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골목에서 비의 냄새를 훔친다
젊은 시인들의 감수성은 과연 낯선 것일까. 비오는 날 외출 준비를 하면서 비가 '소울 메이트'라는 느낌은 과연 낯선 것일까. 혹시 이 낯섦은 이제까지 우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어떤 '낯설게 하기'의 첫걸음인가. 그래서 시간이 지난다면 이 젊은 시인들, 소위 미래파라고 불리는 그들이 감성과 언어도 우리 현대 미학 속의 보편적인 교양이고 상식이 되어버릴 것인가. 조금 더 미래파들의 운명을 지켜보아야겠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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