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음식의 미래는 무엇일까.
대구는 2010년 세계소방관 경기대회,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년 세계곤충학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등 굵직한 세계적인 행사들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구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는 데에 결정적인 기회다. 하지만 정작 세계인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줄만한 음식 개발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실제로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 개최 10개 도시를 순회하며 그 지역 음식을 취재했던 중앙일보 유지상 음식전문기자는 "당시 10개 도시 중 음식이 가장 낙후된 도시가 대구였다"고 회상한다.
향토음식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모색 2009 대구음식관광박람회 컨퍼런스가 6일 오후 2시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이 날 다양한 분야의 음식 전문가들이 모여 진지하게 대구 음식의 미래에 대해 토의했다. 패널들은 세계에 내놓을 만한 대구 음식 개발이 절실하다는 점에 합의했다. 이 날 전개된 대구음식 세계화에 대한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정리해본다.
##맛'영양'독특함 만족시켜야
▶ 주종재(군산대 식품영양학 교수)=주 교수는 '지역 향토음식의 관광 상품화 육성 방안'에 대해 전라북도 향토음식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그는 "21세기 화두는 음식이며, 관광 또한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각 나라마다 음식 세계화를 두고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주 교수는 향토음식이 세계화되기 위해선 '맛, 영양, 독특함' 세 가지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된 것이 전주비빔밥. 이젠 세계적인 음식으로 부상한 전주비빔밥과 같은 아이템을 배출해내기 위해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대구 음식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전주의 경우 가족단위 비빔밥 만들기 체험관광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음식과 문화의 적절한 매치가 중요하다.
##음식점 서비스 정신 아쉬워
▶ 김종식(사단법인 디자인정책연구원 이사장)=일본에 5년간 근무하면서 음식업 종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대단한 것에 깜짝 놀랐다. 그런 존경심이 바탕이 돼 가문의 요리 비법이 전수되니까 더욱 음식 문화가 풍부해지고 깊어진다. 대구의 경우 청결하지 않은 행주로 탁자를 닦고 바로 숟가락을 놓는 식당이 많다. 수저받침대 하나 없는 서비스 정신이 아쉽다. 세계인들을 맞이하기 위해 간판을 정비할 때가 아니라 이제 음식을 돌아봐야 할 때다.
##매운맛 등급별로 세분화를
▶ 조인철(대구관광협회 회장)=스테이크를 시킬 때 고기 익히는 정도를 주문할 수 있다. 동인 찜갈비도 그래야 한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이나 외국인들에겐 '맛은 있는데 고역'이라고 기억된다. 매운 정도를 단계로 나누어 주문받는다면 훨씬 접근이 용이할 것이다. 또 화장실이 식당의 얼굴인 만큼 청결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종업원 친절교육에도 힘써야 한다.
##약령시 활용 약선요리 주도해야
▶ 김미림(대구한의대 한방식품조리영양학부 교수)=한식 세계화의 종주지점을 대구가 맡아야 한다. 대구엔 300년 이상 역사를 간직한 약령시가 있고 경북은 한약재 생산 전국 1위다. 약선요리는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건강, 미용, 안전성'을 강조하는 세계 식문화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진다. 서구인들은 '허브'에 관심이 많다. 중국이 약선 요리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몸에 좋은 매운 음식' 홍보도
▶ 유지상(중앙일보 음식전문기자)=대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도시 중 음식이 가장 낙후한 도시로 기억된다. 대구 음식이 맵다는 특성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대구음식=한국에서 가장 매운 음식'이란 점을 홍보, 개발해도 승산이 있다. '몸에 좋은 매운 음식'의 예로 서울에서 한창 뜨고 있는 마늘 요리 전문점을 들 수 있다. 또 대구 섬유를 식탁문화와 결부시켜도 좋을 것 같다. 식탁보, 냅킨 등을 개발하고 연계시킨다면 독특한 아이템이 될 것이다.
##음식경연대회 발굴 음식 대중화
▶ 남주현(대구공업대 호텔조리과 교수)=이제 '보는 관광'에서 '참여하는 관광'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매년 지자체마다 개최하는 음식 경연대회는 새로운 음식 발굴과 더불어 대중화시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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