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석탄팀
작가: 들로네(Robert Delaunay : 1885~1941)
제작연도: 1913년
재료: 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 195.5 × 132㎝
소재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스테델릭 아베 미술관
'석탄팀', 그림의 제목치고는 다소 우스꽝스런 이 명칭은 당시 프랑스의 한 축구팀의 이름이다.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으로서 파리 하늘을 찌르듯이 솟아오른 에펠탑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 격렬한 움직임의 선수와 광고 간판 등 이 모든 것이 당시 기계문명과 속도를 찬미하던 미래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들로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소재들이다.
작가 들로네는 세잔의 방법에 감명을 받아 입체파 운동에 뛰어든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입체파는 대상의 분석과 화면의 재구성을 중요한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색채보다는 형태의 조합에 의한 구성을 중시한다. 그러나 일찍이 19세기 독일의 물리학자 헬름홀츠(Helmholtz)의 색채이론이나 인상파의 색채 사용을 연구하였으며 근동(近東)지역 장식예술의 영향을 받은 들로네는 곧 찬란한 색채에로 경도되어 입체주의의 새로운 경지를 열게 된다. 입체파의 열렬한 옹호자였던 시인이자 비평가인 아폴리네르(Apollinaire)는 1912년에 들로네의 회화와 화면 구성이 피카소 등과는 또 다른 새로운 양식. 즉 시적·음악적 원리에 바탕을 둔 화면이라고 규정하고 고대 그리스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Orpheus)의 이름을 빌려 '오르피즘'(Orphism)이라는 근사한 명칭을 제안하였다.
이 작품의 화면은 기하학적인 직선과 곡선에 의해 분할된 면으로 구성된, 초기 입체주의의 기하학적 공간에 미래파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한 역동성을 더하여 공간과 시간의 동시 표현을 시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색채이다. 각각의 면은 입체파의 갈색이나 녹색 톤의 냉담하거나 무거운 색조를 피하고 야수파나 표현주의 등에서 볼 수 있는 추상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상을 채용하고 있는데, 보색을 기조로 하는 그의 이러한 색채구성은 이전의 인상파에 대한 연구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도 있다. 그는 쿠프카(Kupka)와 더불어 인상주의의 보색이론에 심취하였는데, 이를 더욱 발전시켜 스펙트럼 상에 나타나는 모든 색채를 활용하여 음악적인 리듬에 바탕을 둔 장식적인 화면을 구성하는데 이른다. 들로네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소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까지도 한 화면에 동시에 표현하고자 하였는데, 이 같은 공감각(共感覺; synesthesia)의 예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때의 화면 구성 원리가 리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미술과 음악의 통합을 주장하던 칸딘스키(Kandinsky)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시기 그의 작품의 특징은 형태와 색채의 동적인 구성, 단편적인 자연의 재현, 추상적인 색채와 형태 등, 이 모든 것이 어떤 리듬 속에 통일을 이루어 동일화면 속에서 표현된다고 하는 것이며, 이는 구성주의 및 신조형주의와 함께 훗날 추상회화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권기준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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