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충청 쏟아붓기 중단" 한목소리

"구미공단 급속 쇠락 첨단으료단지 삐걱 시도민 힘모아 저지"

구미지역 상공인,기관·사회단체 및 시민 대표 등 150여명이 26일 구미상공회의소 강당에서 열린 목요 조찬회에서
구미지역 상공인,기관·사회단체 및 시민 대표 등 150여명이 26일 구미상공회의소 강당에서 열린 목요 조찬회에서 '세종시 수정 조성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도시에서 교육·과학·기업중심도시로 수정 조성하려는 데 대해 대구경북 각 급 의회와 상공인, 민간단체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세종시가 수정조성될 경우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명확해지자 구미지역 상공인 100여명은 26일 오전 구미상의에서 열린 목요 조찬회에서 '세종시 수정과 관련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강력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김용창 구미상의 회장을 비롯한 지역 상공인들은 "세종시 수정안은 구미공단 대기업의 이탈 우려와 함께 조성 공사를 앞둔 구미 국가산업5단지, 경제자유구역 등에 기업유치가 어려운 등 구미가 최대 피해 지역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좌시할 수 없다"며 "상공인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모든 방법을 총동원, 강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상공인들은 이날 ▷지역산업 보호 및 지방경제 살리기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에게도 세종시 입주 기업과 동일한 혜택 부여 ▷수도권의 자원과 인구를 분산시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구미상의 김종배 사무국장은 "조립산업은 이전이 쉽기 때문에 첨단 IT산업 중심인 구미공단의 피해가 큰 것은 물론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의료단지)는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모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구미시의회(의장 환경황) 22명의 시의원들도 25일 정례회에서 '세종시의 기업중심도시 등 수정안 반대 결의안'을 채택, "세종시 수정안은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파기이자 국가 공동체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구미지역은 기업 유치에 직격탄을 맞아 구미공단의 급속한 쇠락이 우려된다"며 "세종시 수정 조성은 구미지역 앞날에 찬물을 끼얹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40만 시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미지역 시민단체의 반발도 크다. 구미 중리발전협의회, 농민회, YMCA, 전교조,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등 구미 1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최근 구미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성명서를 발표, 정부의 세종시 수정조성 철회를 요구했다.

대구지역에서도 각급 의회의 세종시 수정조성 반대 결의문 채택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 동구의회(의장 장상수)는 25일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중앙정부의 세종시 조성 수정 움직임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동구의회는 결의문에서 "정부는 세종시의 자립기반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추진 중인 교육과학 경제도시 조성을 즉각 중지하고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또 "신서혁신도시와 의료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훼손하거나 저해하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정책을 계속한다면 34만 동구 주민과 함께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구시의회(의장 최문찬)도 23일 정례회에서 세종시 조성사업을 통한 정부의 '충청권 쏟아붓기'로 신서 의료단지가 기능 상실 위기에 처했다며 '지역균형발전 훼손 중지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대정부 항의 방문 등을 하기로 했다.

최문찬 의장은 "의료단지 선정은 전국 각 도시가 공정한 평가를 거쳐 진행됐고 대구가 압도적인 1위를 했지만 세종시에 의료그린시티까지 들어서면 대구의 의료단지는 정부 기관 몇개만 입주하는 껍데기 단지가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또 활동 중인 '의료단지 지원특위' 성격을 '의료단지 사수특위'로 전환한다.

양명모 특위위원장은 "국회와 보건복지가족부 등 관계 기관을 방문해 대구 의료단지를 지키기 위한 설득 및 항의에 나설 예정"이라며 "의료단지는 정부가 대구경북민에게 한 약속인 만큼 정부의 '충청권 쏟아붓기' 정책이 지역에 피해를 가져온다면 시민들과 함께 집단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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