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창·합천·밀양 창녕주민 "우리도 TK"

"타지·下道사람 취급땐 섭섭해요"

"우리도 지역경제 기여도로 볼 때 TK 맞습니다."

TK와 한 생활권인 경남 거창·합천과 밀양·창녕은 주 소비지역이 대구다. 이 지역은 버스노선도도 대구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으며, 자녀들도 부산보다 대구로 더 많이 나가 살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이지만 스스로도 생활은 대구권역으로 여기고 있다.

이들 네 기초지자체의 인구를 모두 합하면 25만명 안팎. 대구를 중심으로 보자면 작은 위성 시·군이 틀림없다. 그러나 대구에 나와 사는 4개 지자체 출향인 수를 보면 수십만명이 넘는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이들은 주는 것만 있지 받는 것은 거의 없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다소 배타적인 얘기를 들었을 때 속이 상한다.

거창에 살고 있는 권형도(49·자영업)씨는 "주말이면 꼭 대구로 나가서 많은 소비를 돌아오는데, '경남 사람이 여기까지 왔느냐'는 얘기를 들으면 다시 오고 싶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창녕 출신으로 대구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영정(33·여)씨도 "청도 출신은 TK고 밀양이나 창녕에서 오면 '하도(下道)사람' 취급하면 사실 섭섭하다"며 "회사에서도 완전 다른 도에서 온 것으로 여기면 화가 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이곳은 Near TK지역으로 선천적 조건으로 봐도 TK에 해당한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이 4곳 지역에 사는 이들 대부분이 그렇게 느끼고 있으며, 후천적 조건으로 따져도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은 상대적으로 이들 지역에 베풀어 준 것이 없다. 대구에 편리하게 올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도 대구·경북의 각종 서비스를 더 쉽게 받아볼 수 있도록 투자하는데도 소홀하다. 더 열린 '신TK 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도 'Near TK'부터 완전하게 끌어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제적이고 개방적인 도시로 거듭나려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마음을 열어야 한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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