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에는 근대건축물을 시대적 감각에 맞추어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리노베이션(renovation)하기 위한 시도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급속한 근대산업의 발달과정 속에서 생성되어진 근대의 다양한 유물들은 현대의 최첨단 산업구조의 변화와 생성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파괴되거나 퇴보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근대유물들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시대의 기억들을 지워 버리기보다는 이를 통한 새로운 재창조는 가히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로 가장 유명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은 1900년 철도역이자 호텔이었던 건물을 새로운 리폼(reform)을 통해 지금은 세계3대 미술관 중 한 곳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르세 미술관도 1939년 철도역 영업이 중단된 이후 프랑스 정부의 다양한 논의를 통해, 철거보다는 보존과 활용책이 검토되면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1986년에 개관한 오르세 미술관은, 지금은 파리의 명소로 정착했으며 인상주의를 대변하는 많은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어 일명 '인상주의 미술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르세 미술관은 근'현대 미술의 살아 있는 교과서로써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 상징주의 등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가장 중요한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는 전시공간일 뿐 아니라 공연'교육'토론의 장소로도 애용되는 다기능 문화 공간이다.
이러한 오르세 미술관의 5층에 전시되어져 있는 작품 폴 마테(1844~1929)의 〈아이와 여인이 있는 실내〉는 인상주의 화풍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에드가르 드가(Degas, 1834~1917)의 영향을 받은 흔적들을 작품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관객의 시선은 왼쪽 후경에서 오른쪽 전경으로 이동하며 화면 분할이 주는 공간감을 느끼게 해 준다. 집안 청소를 하는 하인과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다림질을 하는 여인, 화면의 반을 차지하는 벽에 기대여 물끄러미 정면을 응시하는 어린 꼬마의 화면구성은 공간배분이 주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일상적 모습이 주는 보편성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화면 중앙의 회색선이 주는 단조로움과 분할적 요소는 오른쪽 벽 앞에 기대 선 꼬마의 검정색 옷과 등 뒤에 감추고 있는 둥근 곡선의 시각적 효과로 극복해 내고 있다. 제일 앞에 있는 모델은 폴 마테의 아들인 자크 마테이다. 그는 훗날 미술 사학자이며, 에두아르 마네(Manet, 1832~1883)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그리고 다림질하는 여인 역시 폴 마테의 아내인 페르낭드 마테이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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