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욕 뉴욕]최준용의 인턴십 다이어리-#9. 숨겨진 명소 Cloisters

중세 프랑스 古城 완벽하게 재현

많은 사람들이 뉴욕을 방문할 때 대부분 관광객이 주로 찾는 몇 군데를 여행하고서 뉴욕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곤 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뉴욕은 분주하고 차가운 도시라는 것. 하지만 이런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곳도 참 많다. 현지인이 아니면 일부러 찾아가기도 힘든, 다소 숨겨져 있는 장소 몇 군데를 소개하고 싶다. 이번에는 그 중 한 곳인 클로이스터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메트로폴리탄 홈페이지에 소개된 클로이스터스에 대해 간략히 번역해 보면 '클로이스터스는 중세 유럽으로부터 온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예술품과 건축물의 컬렉션이다.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벽걸이 융단이 장식되어 있고,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허드슨 강의 환상적인 전경을 제공한다. 이 건물은 중세 프랑스 수도원 스타일의 건물이다. 안뜰은 지붕과 아치천장으로 뒤덮여 있고 양가에는 통로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 프랑스 남부지방의 수도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중세의 논문, 시, 그리고 문서, 융단, 생태, 스테인드 글라스 등을 기반으로 세 곳의 수도원이 이곳 박물관에 재건되어 있다.'

이곳은 직장 동료에게 소개 받은 곳으로, 센트럴 파크보다 위쪽에 있는 191가와 허드슨 강가에 위치하고 있다. 191가 지하철 역(Cloisters St)에서 나오는 순간 20여분 전에 내가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다. 복잡했던 맨해튼의 빌딩숲들을 벗어나 교외 지역으로 나온 느낌이었다. 단 20분 만에 이런 곳으로 나오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이곳을 방문한 때는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는 9월 말쯤이었다. 겨울이 오기 전에 꼭 가야 그 곳의 멋진 중세성의 모습과 정원을 볼 수 있다는 직장동료의 말에 다른 일정을 뒤로하고 이곳에 온 것이다.

클로이스터스의 입구에 들어서자 마치 런던, 이태리 등의 고성과 맞닥뜨린 기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전시품이 중세 프랑스 지방에서 가져온 것이며 클로이스터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돌기둥과 장식들 또한 그곳에서 직접 떼온 것이라고 한다. 무려 5천번 이상 왔다 갔다하며 전시품들을 옮겼다고 하니, 문화재에 대한 그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10달러의 입장료를 달라고 한다.

사실 뉴욕 아무데나 가도 입장료 없이 멋진 곳들을 둘러볼 수 있기에 약간 아까운 느낌도 들었지만 매우 독특한 느낌이 들어 기꺼이 10달러를 지불했다. 이곳에서 입장료를 내면 당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입장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클로이스터스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였기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까지 갈 시간은 없었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매우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

대부분 오래된 울퉁불퉁한 벽으로 이루어진 내부를 돌아다니며 3분여를 걸었을까? 고성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정원이 나왔다. 유럽에서도 이런 광경은 흔치 않았기에 뉴욕에서 이런 곳을 발견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무 멋진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정원 외에도 많은 그림, 조각상, 장식 등이 있다. 지하 정원에는 간단한 차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정말이지 먼 곳에서 가져와 재건축했다는 이질감이 전혀 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재건축되어 있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된 한 마을의 한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남의 문화재를 멀리서 가져와 자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은, 어쩌면 이기적일지 모르는 마음에 비해, 우리 한국의 문화재가 외국인에 의해 지켜지고, 공교롭게도 그 문화재를 파괴하려는 주체가 눈앞의 이익에 눈이 먼 정부기관이라는 사실이 무척이나 부끄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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