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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조선왕들의 생로병사/강영민 글/이가출판사 펴냄

만인지상의 왕도 병과 죽음은 피해갈 수 없다. 단명(短命)과 장수(長壽)는 하늘의 뜻이겠지만, 임금마다 죽음에 이르는 여정은 다 달랐다. 천하를 호령했던 조선의 왕들은 어떤 병을 앓았고 어떻게 대처했을까. '조선왕들의 생로병사'는 조선 27대에 이르는 왕들이 겪은 생로병사의 기록을 중심으로 쓴 역사서다. 현직 내과병원장인 저자가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시각에서 치료법을 풀어쓴 점이 이채롭다.

책은 왕들의 병력(病歷)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정치와 고난, 인성 등에 대해서도 풍부한 일화를 소개한다. 74세로 승하한 태조 이성계는 당시로선 대단히 장수한 왕이었다. 그는 중년의 나이 때 소갈증으로 큰 고생을 했는데, 말년에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중풍이었다. 와병 중인 아버지를 이어 왕위에 오른 2대 정종은 동생 방원에게 왕위를 물려주고는 상왕, 노상왕을 거쳐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의 장수 비결로는 운동(격구)을 즐기고 부드럽고 후덕했던 성품이 꼽힌다. 조선 왕조 초기 강력한 군주로 등극했던 3대 태종은 폐렴으로 56세에 죽는다. 그의 셋째 아들 세종은 각기병으로 고생하다 말년에는 임질과 안질, 백내장으로 고통을 겪은 후 54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1만4천500원, 355쪽.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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