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전면 교체 작업에 들어간 대구스타디움 음향시설 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음향업계는 서울 S사와 대구 J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특정 기업에 특혜를 베푼 '편파적 계약'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반면 대구시와 해당 업체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낙찰업체 밀어주기
음향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과정이 S사와 J사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시 설계 용역에서 S사가 유통하는 제품으로만 설계에 반영, S사가 입찰 가격 및 설계 적용에 독점적 우위를 차지해 '불공정한 입찰'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실시설계 용역은 S사와 종합진단에 공동참여한 미국의 W사가 국내 H사와 공동진행했다.
업계는 지난해 실시한 음향설비 종합진단 용역에서는 원도급자로, 올해 진행한 음향설비 실시설계 용역에서는 하도급으로 참여한 S사가 이번 입찰에도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특혜'라는 입장이다.
입찰공고와 설명회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입찰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대구시 건설관리본부가 이달 2일 입찰공고를 내고 22일 설명회 일정을 잡아 참여 업체들은 불과 20일도 안 되는 기간에 제안서를 작성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제안서 작성에 필요한 현장 설명회는 물론 관련 자료 공개도 없었다. 이런 까닭으로 아예 입찰을 포기하는 업체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앞서 용역에 참여했던 S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S사의 자격 여부도 문제로 지적됐다. S사는 음향장비 수입업체로 '설치 시공'과 무관하다는 것. 업계 관계자 B씨는 "평가 배점에서 기술능력 부문 객관적 평가 항목에 시공 능력 대신 '최근 3년의 방송 장비 납품 실적'(배점 6점)을 넣은 것이 S사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S사가 시공에 필요한 '직접생산 증명원'을 지난달 26일에 취득한 점도 의혹을 사고 있다. 건설관리본부가 조달청에 의뢰해 사전 규격을 공지한 시점은 바로 다음날인 11월 27일이었다.
업계는 2012년 지상파TV 아날로그 방송 종료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콘솔 등에 아날로그 장비를 사용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입찰 이전 업계 내부에서는 이미 S사 컨소시엄이 낙찰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며 "관련된 의혹을 모두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관평가 점수도 일방적
평가 결과도 의문이 남는다. 본사 취재진이 심사 점수를 확인한 결과 객관평가에서는 2위 업체가 1점을 앞선 반면 주관평가에서는 1위 업체가 10점이나 앞섰다. 이번 제안서 평가 중 주관적 평가는 ▷기술, 지식능력 및 사업수행 계획 ▷사업관리 ▷지원기술 및 사후관리 등의 부문에 총 60점이 배점됐다. 이 중 스타디움 내 음향시스템에 대한 자료가 충분히 있어야 작성이 원활한 기술, 지식능력 및 사업수행 계획 부문은 배점이 30점이나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통 많아야 2, 3점 차이인데, 10점씩이나 차이가 났다는 것은 점수 몰아주기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혜는 사실무근
이에 대해 대구시나 낙찰 업체들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대구시 건설관리본부 관계자는 "예정보다 공사가 많이 지연된 상황에서 관계기관과 협의해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에 따라 규정에 맞게 입찰을 진행했다"며 "문제될 부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설명회가 의무사항은 아니며 ▷물품 납품이 70~80% 이상일 경우 납품 실적이 평가 기준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또 아날로그 장비 도입 부분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도 고민을 많이 했으나 내부 설계시 전문가들이 디지털 장비 도입은 시기 상조인 것으로 판단했고, S사 컨소시엄에서 '문제가 될 경우 6개월 이내 디지털 장비로 보완해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자격 시비가 붙은 서울 S사 담당자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회사 담당자는 "모든 과정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참여했으며 직접생산 증명원 취득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사항이고, 설계는 외국의 전문업체가 완벽한 설계를 하다 보니 좋은 장비가 선택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방송 장비 납품 실적'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내 유수의 업체에 납품 및 설치까지 해왔다"며 "단순 납품 실적은 제안서에서 제외, 오히려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