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에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 조성을 위해 '대기업 몰아주기'를 하면서 대구경북 산업단지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향후 수년간 선도기업 유치가 어렵게 됐다.
대구경북은 현정부 출범 이후 대구·포항·구미·영천 등지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지만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에 따른 대기업들의 세종시 쏠림으로 주요 유치 타깃 기업이 당분간 사라진 상황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부터 2, 3년간 대구경북 지역내 산업단지 분양이 본격화되지만 세종시 여파로 전국 시도 중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는 이상 현재 조성중인 산업단지들이 공동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역에서 조성 또는 계획중에 있는 단지는 대구 6개와 경북 57개 등 무려 61곳에 이르고 있다. 대구의 경우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대구사이언스파크, 첨단복합의료단지, 성서5차 산업단지, 수성의료지구, 이시아폴리스 등이 현재 산업용지를 분양하고 있거나 예정이다.
또 경북은 포항블루밸리(620만㎡)와 구미 4국가단지(679만㎡), 하이테크밸리(934만㎡) 등 3개 국가산업단지와 안동 바이오단지(94만㎡), 영천 산업단지(147만㎡)등 17개 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향후 국가산업단지 1곳을 포함해 37개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세종시의 산업용지를 원형지 기준 30만원대에 공급키로 하면서 지역 산업단지의 분양 전망은 '깜깜'하다.
지난해부터 분양에 들어간 대구테크노폴리스는 3.3㎡당 분양가격이 조성원가의 63%인 72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산업용지 155만㎡ 중 1만㎡만 매각된 상태고, 사이언스파크나 첨단의료복합단지, 성서 5차단지 모두 분양가격이 3.3㎡당 100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 경쟁에서 세종시와 비교가 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40년간 지역에서 공급된 산업용지가 1천400만㎡ 정도지만 앞으로 분양할 용지는 1천만㎡에 이르고 있다"며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탓에 이제 산업단지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대구로서는 '세종시'때문에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현재 분양 예정인 산업단지 규모가 3천488만㎡에 이르고 계획 중인 단지도 4천139만㎡에 달하는 등 전체 분양 산업용지가 7천600만㎡로 이미 조성된 28개 단지 8천126만㎡와 비슷한 규모에 이르지만 '분양 전망'은 불투명하다.
시도 관계자들은 "삼성에 이어 한화와 대웅, LG까지 세종시 입주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몇년간 대구경북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 대기업 유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산업단지 조성에 매달려 왔지만 앞으로는 텅빈 공장 용지가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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