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터키 안탈랴, 세계 축구의 전지 훈련장"

"터키 안탈랴는 지금 전지훈련 중!"

터키의 남서부 지중해 휴양도시 안탈랴가 세계에서 모여든 축구 선수들로 북적이고 있다. 우리나라 클럽 중에선 현재 대구FC를 비롯,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FC가 안탈랴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고 K-리그 심판, 북한 대표팀, 헝가리 대표팀 등 세계 30~40개 팀이 안탈랴에서 훈련 중이다. 전지 훈련을 위해 안탈랴를 찾는 축구단은 연간 800개~1천개팀. 특히 11월에서 4월 사이에 집중돼 있고 짧으면 며칠, 길면 40일 정도 이곳을 찾아 훈련하고 돌아간다. 짧은 기간 이곳을 찾는 경우는 터키 내 클럽이나 가까운 유럽 구단 등이 시즌 중 연고 지역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잠시 따뜻한 곳에서 훈련하기 위해 안탈랴를 찾는다. 안탈랴에 있는 천연잔디 축구 구장만 해도 수백 면에 달해 축구 전지훈련을 위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탈랴 호텔들은 축구 선수들의 전지훈련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내 프로구단들의 안탈랴 사랑도 남달라 많은 경우 6개 팀이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한 적도 있다. 호텔이 직접 관리·운영하는 전용 구장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날씨도 훈련하기에 적당한데다 숙박비 등 체류 비용도 저렴한 것이 안탈랴를 찾게 만드는 비결. 대구FC가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호텔에만도 헝가리 대표팀, 터키 명문 클럽 페네르바체 등 10개팀이나 된다. 이 때문에 로비, 식당, 복도, 엘리베이터 등이 항상 축구 선수들로 북적인다. 터키의 명문 클럽인 페네르바체의 경우 숙소 입소 시 호텔 측에서 터키 국가대표 이상의 환대를 받아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호텔 측이 준비한 환영 인형을 설치하고 음악 연주 등으로 입소 분위기를 띄웠고 터키의 여러 방송국 등 언론사들도 몰려들어 실시간으로 중계까지 하는 등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또 지난 시즌 FC서울에서 이영진 대구FC 감독과 감독·수석 코치로 손발을 맞췄던 세뇰 귀네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감독도 이영진 감독이 안탈랴에 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터키 특산물 등 선물을 챙겨 대구FC 숙소를 찾아 특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귀네슈 감독도 팀을 이끌고 4일간의 일정으로 잠시 안탈랴를 찾아 대구FC 숙소 인근 호텔에서 머물며 훈련을 했다. 대구FC 숙소 지척엔 인천과 경남이 머물고 있는 숙소가 있고, 북한 대표팀도 인근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북한 올림픽 대표팀인 4.25팀은 안탈랴 인근 도시인 시데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북한의 정대세는 "북한 대표팀 전지훈련에 참가했다가 잉글랜드로 가려던 참"이라며 "남아공월드컵 결승에서 만나자"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터키 안탈랴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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