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함양과 체찰

신창호 지음/미다스북스 펴냄

만약 퇴계 이황이 드라마 '공부의 신'을 본다면 뭐라고 했을까? 이번 책의 전체 제목은 '함양과 체찰 - 조선의 지성 퇴계 이황의 마음공부법'이다. 1천원짜리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인 퇴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근래에 일본, 중국, 미국 등지에서 퇴계가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퇴계를 모른다.

경북 안동 시골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2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으며, 이웃집 노인에게 천자문을 배웠던 퇴계. 40대 후반 풍기군수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 가져간 것이라고는 책을 담은 상자 두어개가 전부였던 청백리의 표상. 책은 퇴계의 인생뿐 아니라 평생토록 강조했던 '마음 공부'에 대한 핵심을 담고 있다.

저자 신창호(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퇴계가 당대 사상가들과 주고받았던 편지를 간추린 '자성록'을 현대적 필체로 풀어냈다. '벼 싹을 잡아당긴다고 벼가 빨리 자라지 않는다', '마음을 붙들어야 참다운 공부가 완성된다'처럼 퇴계는 섣부른 공부 자세와 조급증을 늘 경계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쪽집게 과외', '벼락치기 공부'를 통해 당장 점수부터 올리고 보자는 현대 부모와 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다. 296쪽, 1만7천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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