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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체전 스키 대구대표 父子선수 권용정·진형씨

대구의 부자(父子) 스키 선수, 권용정·진형씨
대구의 부자(父子) 스키 선수, 권용정·진형씨

'스키 부자(父子), 설원을 가른다.' 4일 동계체전 스키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 출전하는 권용정(57), 진형(24) 부자는 대구를 대표하는 스키 가족이다. 메달권 입성을 떠나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행복감을 맛보고 있다.

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권용정씨는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아들은 같은 학부에서 공부 중인 제자이기도 하다. 권 교수가 체전에 참가하는 것은 세 번째. 젊은이들과 당당히 겨뤄 10위권을 유지해왔는데 동년배 중에선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 아들 역시 대구에서는 손꼽히는 실력파다.

권 교수가 스키의 매력에 빠진 것은 경북대 1학년 때인 1972년. 국내 첫 스키장이 용평에 들어서기도 전이다. 당시엔 강원도의 눈덮인 언덕을 찾아 스키를 탔다. "어깨뼈가 골절돼 티타늄으로 고정시키기도 했죠. 덕분에 공항 검색대를 지날 때마다 진땀을 뺍니다. 그래도 여전히 스키가 좋아요. 여든살이 넘을 때까지 스키를 타고 싶네요." 스키 이야기만 나오면 권 교수의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진형씨는 서너 살 때부터 스키 마니아인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스키를 배웠고 선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한 뒤 스키는 취미로만 남게 됐다. 진형씨는 "어릴 적 같이 훈련하던 친구들 중엔 국가대표가 된 친구도 있다. 아쉬울 때가 있긴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탈 수 있다는 데 나름대로 만족한다"고 전했다.

대구의 스키 실력은 전국에서 중·상위권. 하지만 인프라는 열악하다. 권 교수는 "크기가 작더라도 자연친화적인 스키장이 대구 인근에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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