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회사나 카드사에서만 볼 수 있던 자동차 대출을 은행에서도 취급을 시작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이 자동차 대출시장에 들어섬으로써 자동차 대출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동차를 살 때 종전보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반면 금융회사들 사이의 자동차 대출시장 경쟁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18일부터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신차구입 자금대출 서비스인 '신한 마이카 대출'을 판매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대출은 캐피탈사들과 달리 자동차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을 면제해주고 취급 수수료를 붙이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최저 연 7%까지 낮출 수 있다고 신한은행은 설명했다. 7%는 지금까지 나온 차 대출 상품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등 소득이 있는 사람이 대출자격이 되고 대출한도는 소득 및 신용등급에 따라 최고 5천만원까지로 정해졌다. 만기는 1년 이상 5년 이내며 원금분할이나 원리금 분할 방식 중 한 가지를 골라 대출금을 상환하면 된다. 거치 기간은 6개월 이내다. 대출신청은 자동차 매매계약 체결 전후에 신한은행의 전 영업점에서 접수하면 된다.
신한은행은 우선 신차를 대상으로 대출상품을 운용한 뒤 향후 중고차 대출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관련상품 출시를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차 대출에 뛰어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금리 경쟁에서 캐피탈 회사보다 우위를 보일 수 있는데다 차 대출이 은행의 다른 상품과 엮일 수 있는 훌륭한 '교차판매 미끼'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대구의 한 은행 지점장은 "높은 이자를 물어가며 채권을 발행, 밑천을 조달하는 캐피탈·카드회사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당겨올 수 있는 은행이 금리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은행이 자동차 대출에 뛰어들면 시장이 훨씬 커지고 은행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와 캐피탈사들도 자동차 할부 시장을 지키기 위해 이자 낮추기에 들어갔다.
삼성카드는 최근 연 9.0%의 금리로 취급 수수료를 받지 않는 신차카드할부 서비스를 내놓았다. 현대캐피탈과 아주캐피탈 등도 기획 차종에 대해 특별저리로 할부서비스에 들어갔다. 현대캐피탈은 로체·스포티지·아반떼·싼타페·그랜드스타렉스 등 현대기아차에 대해 최저 연 3~5%선(취급 수수료 포함시 약 4~6%대)의 할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한 관계자는 "은행이 저금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캐피탈사는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사람까지 대출해주는 만큼 더 편리하다. 완성차 회사와 제휴한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대출 시장은 지난해 말 현재 현대캐피탈이 7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장 앞서 있으며, 이어 RCI파이낸셜(삼성르노)가 10%, 신한카드가 5.8%, 우리캐피탈 5.5%, 아주캐피탈 4%, 우리파이낸셜이 2.1%를 기록 중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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