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5년 돔 야구장은 '폐쇄식에 인조잔디'

일반구장 민자 어렵고 활용 제한, 공사비 적은 폐쇄식에 인조잔디

포스코건설이 대구시에 제안한 돔구장 조감도.
포스코건설이 대구시에 제안한 돔구장 조감도.

2010시즌 프로야구 개막도 40일이 채 남지 않았다. 대구시민야구장은 밤하늘을 가르는 하얀 야구공에 열광하는 시민들로 가득 찰 것이다. 하지만 예순살이 훌쩍 넘은, 낡디 낡은 야구장은 아무리 시설을 보완하고 다듬어도 초라함을 벗지 못한다. 편의시설과 주차 공간은 태부족이고 건물의 안전성도 장담할 수 없다. 대구시는 야구팬의 기대에 맞춰 돔 야구장 신축을 추진 중이다. 대구에는 어떤 돔 야구장이 들어서는 것일까.

◆대구 돔 야구장의 밑그림은=야구 팬들 사이에선 새 야구장 형태를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국적으로 돔 구장 붐이 일고 있다. 대구는 최근 포스코건설로부터 사업제안서까지 받아둔 상태지만 광주는 포스코건설이 사업제안서 제출을 포기했다. 서울 구로구와 경기 안산시도 돔구장 신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대구시가 2015년 완공할 새 야구장(수성구 삼덕·대흥동)의 모습은 폐쇄식 돔 구장. 개폐식보다 공사비와 운영비가 적게 들고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폐쇄식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포스코건설이 9일 대구시에 전달한 '대구 돔시티 개발사업 제안서'를 볼 때 부지 16만6천900여㎡에 연면적 10만9천여㎡, 지상 6층(최고 68m) 높이에 좌석 2만5천석(최대 수용인원 3만5천명) 규모다. 돔 야구장 인근에는 아파트, 공원, 학교, 호텔 등이 들어서게 된다.

대구시 체육진흥과 정하진 과장은 "포스코건설은 2천500억원을 들여 돔 야구장을 짓는 대신 4천가구에 달하는 공동주택 개발권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생각하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다른 업체가 사업제안서를 보내온다면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성은 어떨까=돔 야구장 신축은 수천억원이 드는 만만치 않은 사업. 신축 때에는 민자 유치로 대구시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돔 야구장이 들어서고 난 뒤 얼마나 운영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구스타디움 경우 프로축구단 대구FC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으나 매년 30억원에 달하는 운영 적자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무작정 지을 일은 아니다. 가을 포스트시즌까지 고려해도 돔 야구장에서 열릴 프로야구 경기는 70경기 남짓. 300일에 가까운 기간 동안 야구장이 비어있는 셈이다. 반면 대구시가 추산한 돔 야구장 운영비용은 인건비, 시설 관리비 등을 합해 연간 약 76억원에 이른다. 돔 야구장 6곳이 있는 일본도 상업·놀이시설이 함께 들어선 도쿄돔 1곳만 손익 분기점을 겨우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대구시는 신축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경제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실제 그럴 수 있을지는 다소 미심쩍다. 시가 산출한 예상 운영수익은 약 120억원. 전체 수익 중 구장 운영수익은 29.3%(약 35억원)로 잡았다. 콘서트 등 행사 유치수익과 구장 내 광고, 구장 명칭 사용권(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등 부대 사업으로 전체 수익의 71%(약 55억원)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는 상업 시설 임대를 통한 수익이다.

하지만 행사 유치수익과 부대 수익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다. 2만명 이상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행사가 연간 얼마나 될 것이며 광고와 구장 명칭 판매도 순조롭게 이뤄질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시 관계자는 "구장 운영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에 맡기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으며 삼성 역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돔 야구장의 상징성이 행사와 광고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일본의 돔 야구장=현재 미국과 일본의 돔 야구장은 각각 7개와 6개. 1965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건설된 휴스턴 애스트로돔이 세계 최초의 돔 야구장이다. 이후 킹돔, 메트로돔 등이 잇따라 들어섰으나 메이저리그 최초로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스카이돔(현 로저스센터)이 1989년 만들어지면서 폐쇄식 돔 야구장은 짓지 않는다. 애스트로돔 역시 2000년 휴스턴 구단이 미닛메이드 파크로 둥지를 옮기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일본 최초의 돔 야구장은 1988년 지어진 도쿄돔. 이승엽이 뛰고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다. 별명은 달걀을 닮은 외관 덕분에 '빅 에그'(Big egg). 교세라돔, 후쿠오카(야후)돔, 나고야돔, 세이부돔, 삿포로돔 등 모두 6개 돔 야구장이 프로야구팀들의 둥지로 사용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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