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 야구장이 '球都대구' 되살린다!

사회인팀 일천개 육박, 경기장 찾아 삼만리…돔구장보다 더 급해

사회인 야구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야구장 부족으로 많은 동호인들이 경기를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달성군 방천구장에서 야구 꿈나무들이 맨땅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사회인 야구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야구장 부족으로 많은 동호인들이 경기를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달성군 방천구장에서 야구 꿈나무들이 맨땅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TV 야구 예능프로그램 인기 등에 힘입어 어린이, 중·고교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동호인 야구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야구장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야구 동호인들은 프로야구를 위한 돔 야구장 건설에 앞서 '동네 야구장'부터 먼저 늘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 사회인야구 인구는 리그 가입 기준 1만3천여명(650여팀)으로 추산된다. 최종문 대구방송 야구해설위원은 "리그 미가입팀들도 최소 200개 이상이고 그 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리그 가입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사용 가능한 구장 수가 너무 적어 각 리그마다 새 팀을 받아들이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회인야구 리그가 필요한 구장은 최소 25개 수준이지만 대구의 '동네 야구장'은 고작 14개 정도에 불과하다. 야구팀이 있는 학교 구장 7개에다 경산시민야구장(2개)과 강변구장(2개), 방천구장(3개)이 사회인 야구팀이 쓸 수 있는 구장의 전부다. 그나마 학교 야구장을 꾸준히 쓰려면 한 리그가 연간 1천만~2천만원을 학교 측에 내야 하고 학교 야구팀 연습 시간에는 야구장을 비워줘야 한다.

리틀야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말 창단한 수성구청 리틀야구단을 비롯해 한국리틀야구연맹 영남지부 등록 팀은 16개지만 대구권 리틀야구장 수는 고작 3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영남지부는 지난해 초등학교 야구팀이 사용하는 강변학생야구장(북구 서변동)을 빌려 리틀야구 대회를 치러야 했다.

리그 미가입 동호인들의 야구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직장인 이대규(34)씨는 올 한해 연습을 거쳐 내년부터 리그에 가입할 생각이지만 훈련할 곳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씨는 "다들 학교 운동장에서 캐치볼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 리그에 가입한 팀과 연습 경기를 할 때나 야구장을 밟아볼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야구 전문가들은 동호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시민 복리차원에서라도 대구시가 야구장 인프라 확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발족한 야구실행위원회(위원장 허구연)를 통해 전국 지자체를 돌면서 야구장 확충 필요성을 설득 중이다.

동명대 체육학과 전용배 교수는 "인기를 생각하면 야구와 축구의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면서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강변을 정비할 텐데 그 상황을 이용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간이 야구장을 여러 개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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