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철저한 체질 개선만이 민주노총 살길이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김영훈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이 4일 지도부 출범 첫 기자회견과 초청 간담회에서 "앞으로 쇠파이프를 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뻘건 투쟁띠와 투쟁복 대신 재킷 차림으로 회견에 나서는 등 이미지 변신 의지도 보여주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강경 정치투쟁 일변도에다 도덕성 문제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온 민노총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말과 제스처가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 걱정부터 앞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민노총 조직의 속성과 행동 노선이 과연 달라질까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전임 위원장들이 취임 초 이와 비슷한 입장을 밝혔지만 민노총이 달라졌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강경 투쟁만을 고집하는 강경파의 고함 소리에 위원장의 말이 묻혀 버리고 리더십이 실종돼 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노선에 대한 강경파의 반발 등 정파 간 갈등이 증폭될 공산이 커 그가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조차 있을지 회의적이다.

그렇다고 민노총의 미래를 무작정 어둡게만 보고 싶지는 않다. 김 위원장은 올해 투쟁 방침에 대해 '강력한 투쟁으로 뒷받침되는 교섭력 확보'라고 밝혔다. 말 그대로 교섭력 확보의 관건은 끈기 있는 대화와 타협이다. 결코 강경 투쟁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이 방침은 조직 내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계파 간 이해 조정 등 조직 내부에서 먼저 교섭력을 가져야 사용자나 대정부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민노총이 조직 위기를 극복하고 조합원 이익을 지켜내려면 시대 상황과 환경 변화를 정확히 읽고 혁신을 통해 철저히 체질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고 관성대로 강경 정치투쟁만을 일삼는다면 더 이상 설 자리는 없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관장 망신주기' 논란과 관련해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응원하며 이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했다. ...
정부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해 대구 시민의 식수 문제 해결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당...
샤이니의 키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을 받고 있는 '주사이모'에게 진료를 받았다고 인정하며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SM...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