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외설의 경계는 어디일까. 어린 소녀에 대한 중년 남자의 성적 욕망을 그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는 이런 물음을 제기한 작품 중의 하나다. 영어로 쓰였지만 미국내에서 출간을 거절당해 1955년 파리에서 처음 출간됐다. 영국 소설가 그레엄 그린의 서평 덕에 베스트셀러가 됐으나 곧 발매 금지됐고 영국의회에서는 출판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1962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1997년 애드리언 라인 감독이 만든 동명(同名)의 영화도 개봉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출간 이후 지금까지 1천500만부가 팔릴 만큼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비정상적 소아성애증을 뜻하는 '롤리타 콤플렉스'란 말은 여기서 나왔다.
1899년 오늘(어떤 기록에는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볼셰비키 혁명으로 모든 것을 잃고 서유럽으로 망명했다. 나비 생태에 대한 2편의 논문도 있을 만큼 곤충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러시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평생을 임시거처에서 방탕과 사치의 나날을 보내다 1977년 7월 스위스 제네바의 한 호텔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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