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의 무극리 가엽산에 포진해 있다가 국군의 기습 공격을 받고 거의 전멸한 적 15사단과 경북 상주 화령장 뒤쪽 달천 개울에서 쉬고 있다가 아군의 공격을 받고 전멸한 적군은 대부분 중공군의 팔로군 출신이었다.
오랜 전투 경험과 압도적인 무기를 가진 팔로군 출신 군관들과 상급전사들이 어이없는 패배를 당한 것은 일방적으로 밀려 후퇴하는 국군을 우습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무급리 가엽산에서도, 상주 화령장 인근 개울에서도 적은 주위에 경비 보초 하나 세워놓지 않고 군사군관이나 전사할 것 없이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등 한가로운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콧대 센 팔로군 출신들은 자신들의 전투 능력을 과신했고 쫓겨 달아나는 국군이 기습 공격을 감행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참전한 뒤로 특별한 전투없이 오랫동안 예비 사단으로 후방에 처져 있었기 때문에 긴장감도 떨어져 있었다. 물론 열세인 병력과 무기로 기습 공격을 감행한 국군 지휘관들의 용기와 치밀한 전략도 승리의 커다란 동인이었다.
한편 수안보까지 내려와 김책 전선사령관을 독전하던 김일성 최고사령관은 15사단이 무극리에 이어 화령장에서도 녹아났다는 보고를 받고 그 자리서 사단장 박성철 소장(전 북한 부수상)을 해임하고 대기령을 내렸다. 전체 3개 연대 병력인 15사단은 2개 연대가 잇따라 전멸하는 바람에 결국 해체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이용우(언론인 ·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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