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도 드물다. 중화인민공화국의 기초를 닦은 국부이지만 '나쁜 정치가'라는 평가도 만만찮다. 끝없는 권력욕과 급진적인 정책으로 인해 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지도자라는 것이다. 독일 보쿰대 심리학자 테오 파익은 '노크하는 악마'에서 "마오는 권력에 굶주린, 예측할 수 없고 복수심이 강한 지배자였으며 대중의 찬양을 즐긴 나르시스트"라고 평가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 1958년 마오가 참새를 가리키며 "저 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참새 사냥의 광풍이 불었고 참새 씨가 말랐다. 참새가 자취를 감추면서 각종 해충이 들끓었고 농사는 엉망이 됐다. 대기근이 들어 3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 미국 교양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주장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가 어떤 해악을 끼쳤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마오는 1959년 대약진운동과 1966년 문화대혁명을 주도해 숱한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숙청에다 정책 오류로 굶어 죽은 사람까지 합하면 5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중국 관영 중앙CCTV에서 흥미로운 역사 강의로 '가장 멋진 역사 선생'으로 인기를 모은 위안텅페이(袁勝飛)라는 교사가 공개적으로 마오를 조롱하다 네티즌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뉴스다. 그는 "톈안먼광장의 마오 기념관이 중국판 야스쿠니신사임을 잊지 말라. 인민들의 피를 손에 묻힌 한 백정이 숭배를 받고 있는 곳이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이 '역사를 왜곡하는 반역자'라면서 교사 직위 박탈까지 주장하며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한 인물에 대한 품인(品人)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또 어떤 파장을 낳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품(品)이라는 글자를 보면 입 구(口)자가 세 개다. 말이 많을 수밖에 없고 동일한 대상에 대한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 한 고교 1학년 정치사회 시험에 틀린 답을 구하는 문항에서 "이○○ 정부의 국민들은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을 했으며, 그 결과로 행복한 생활을 누릴 것이다"는 예시문이 나왔다. 학생 판단에 따라 답을 구하겠지만 이를 잘못된 것으로 유도하는 출제 저의가 저급해 보인다. '이○○ 정부가 잘못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답을 유도한 것이다. 무엇이 가치 있는 품인이고 평가인지 이 두 사례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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