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격전지, 현장 속으로] <6> 영주시

김주영 "민의 거스른 공천 심판" 장욱현 "영주발전 플랜 완성"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천한 김주영 영주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장욱현 한나라당 후보와 2파전이다. 반장(反張) 세력이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상현기자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천한 김주영 영주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장욱현 한나라당 후보와 2파전이다. 반장(反張) 세력이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상현기자

지난 주말 경북 영주시. 길 가던 주민들에게 "선거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물으니 거침없는 표현들이 쏟아졌다. 공천을 두고 장윤석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장욱현(53) 전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을 민 데 대해 50대 한 아저씨는 "장(張)고 끝에 악수 둔 것 아니냐? 장씨가 다 해먹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그래도 한나라당이 장(張)땡 아니냐. 여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다른 격전지와 달리 '쉬쉬'하는 분위기가 없었다. 오히려 네 편, 내 편이 확연히 갈라져 본격 유세가 시작되기도 전에 선거 분위기가 뜨거웠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주영(62) 현 영주시장은 연두색 점퍼를 입고 있었다. '녹색성장시대 대표 색깔'이라고 운을 뗀 그는 명함을 건넸다. 그러면서"영주는 시민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현 정치권에 대한 시민 불만이 폭발하고 결정권자의 안하무인격 공천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톤을 낮췄지만 분노가 서려 있는 듯했다.

김 시장의 등 뒤에는 권영창 전 영주시장이 서 있다는 후문이다. 권 전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장 의원과 겨뤘고 이후 서로 고소·고발하면서 반(反)장윤석 세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이번 공천에서 인간적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당을 초월해서 재야 세력이 몰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게다가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힘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 결과에 반대하는 세력이 집결하는 움직임이다.

'청렴의 힘'을 내세우는 김 시장은 백두대간 테라피단지 조성사업, 한문학 테마파크, 중앙선 고속복선화 사업 등 치적도 적극 알렸다. "질 수 없는 싸움"이라는 그는 "사심을 버리고 일했다. 힘내라는 격려도 많다. 민심이 영주 발전을 바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시장 선거사무실에서 불과 몇십m 떨어진 곳에 장욱현 한나라당 후보 사무실이 있었다. 올 2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최경환·이인기·유승민·정해걸 의원이 축사하는 모습이 벽면에 커다랗게 붙어 있었다. '영주 발전 쌍두마차 장윤석, 장욱현'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있었다.

장 후보는 "김 시장이 경제·예산부처에서 일한 경험을 말하지만 저는 실물경제를 다뤘다"며 "기업 지원, 해외시장 개척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기관장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 차이가 있다"고 차별화했다. 또 "자신의 분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후보가 어떻게 선거를 제대로 치르겠냐"고 김 시장을 겨눴다.

장 후보는 중소기업청 등 재직 시절 국내 최초로 전통시장 리모델링 사업에 나선 점, 관광 연계형 시장 활성화 사업을 시작한 점을 들었다. 또 앞으로의 영주시에 대해서는 농업과 상공업을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영주 사과와 영주 한우, 인삼 등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뛰겠다고 밝혔다.

기자가 "이번 선거가 장윤석 의원에 대항하는 무소속 후보의 부각으로 시장 후보의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다"고 묻자 장 예비후보는 "일부 반대 세력의 말이다. 시민들의 냉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인터뷰 중 이철우 한나라당 국회의원(김천)의 방문이 있었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상대 후보에게 30% 가까이 일방적으로 밀리면서도 뒤집었다"며 장 예비후보를 격려했다. 장 후보도 "영주 발전을 위한 복안이 많다"며 "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영주시는 두 후보 측이 창과 방패로 무장해 심장을 겨누고 있다. 주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3만표 이상이면 당선이란 얘기가 나온다.

영주 마경대기자·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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