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극소수 특권층 전유물은 '옛말'…자녀 '매너' 교육의 장 될 수도

호텔리어가 말하는 호텔

호텔이 비싸고 부담스럽다는 거부감을 없애기 전에 일단 호텔의 유래부터 알고 가자.

호텔은 원래 중세 수도원이 갖는 병원(Hospital)의 개념에서 비롯돼 숙박만을 위한 시설로 독립적으로 분리되면서 발달했다. 국내에서는 1888년 대불호텔(인천)이 최초의 호텔로 시작해 1970, 80년대에 들어 조선호텔을 비롯한 외국 체인호텔과 대형 호텔들이 개관했고 현재 620여개의 호텔이 전국에 걸쳐 분포돼 있다.

대구에는 2008년 12월에 북구 유통단지 내에 문을 연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가 가장 최근 개관한 호텔이고, 총 23개의 호텔이 운영되고 있다. 대구 호텔의 전체 객실 수는 2천154개로 2개의 특급호텔을 운영중인 인터불고(만촌동·산격동) 호텔이 30%인 65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노보텔 202실을 비롯해 대부분 100개 안팎의 객실을 보유하고 대규모 국제행사와 전시행사 관련 숙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뚜렷한 관광상품이 없는 대구는 타 지역에 비해 호텔의 주력 상품인 객실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 대구 호텔의 객실 평균 판매율이 35%에 이르는 것이 단적인 예다.

"객실 1실을 외국인이 이용할 경우 6대의 자동차를 수출한 것과 같은 외화수익이 발생한다."

호텔이 외국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유·무형의 효과적 측면에서 자주 하는 말이다. 대구의 호텔들은 객실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내국인을 위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과 유연한 숙박료 정책, 업무 제휴로 고객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에서는 객실과 뷔페식사, 야외수영장, 사우나, 수제햄버거 등을 패키지화해 10만~13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많은 호텔리어들이 호텔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지인들로부터 밤늦은 시간에도 예약 전화와 할인 부탁에 시달린다. 하지만 대부분 '밤낮없이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호텔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이를 통해 서비스 정신을 가다듬는다고 입을 모은다.

호텔리어로 15년간 근무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보다 호텔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데 대구의 중산층 가족들도 호텔을 너무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주 찾아줬으면 한다. 당장 우리 장인어른부터 호텔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한 번씩 호텔의 편리함을 체험하게 해 드렸더니 편견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자녀들을 위해서는 서비스업이 가장 발달한 호텔 문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예절 교육과 고객 매너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교육방법이기 때문이다.

한때 특권층 극소수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호텔이 이제 다양한 정보와 지인, 회원가입을 통해 오히려 일반업소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품위와 실속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김정배(호텔 인터불고 엑스코 총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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