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러시아 최후 황제 니콜라이 2세

1905년 1월 22일 굶주림에 지친 20여만명의 러시아 노동자들이 급료인상을 외치며 황궁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화려한 황궁이 보이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 막아선 황제의 군대는 총과 대포를 쏘았다. 기병대는 민중 속을 헤집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렇게 1천여명의 군중이 쓰러진 '피의 일요일'은 제정 러시아가 무너지는 신호탄이었다.

곪을 대로 곪은 관료들의 부패, 노골화된 군주제의 모순, 처참해질 대로 처참해진 민중들의 삶…, 내우(內憂)와 외환(外患)속에서도 황제 니콜라이 2세는 근본적 개혁에 대해 무감각했다. 어려서부터 유약했고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피의 일요일 이후 러시아 민중도 황제에 대한 뿌리 깊은 존경심을 갖지 않았고 전제정치에 대한 적대감을 키워 갔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2월 "빵을 달라"며 수도 상테페테르부르크에서 대규모 민중시위가 일어났으나 이번에도 황제는 또 무력진압을 명령, 군대와 관료들조차 등을 돌리게 했다. 304년을 끌어온 독일계 로마노프 왕조 14대 군주는 결국 황위를 내놓았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은 그 해 10월 마침내 레닌 주도의 볼셰비키 사회주의 공화국을 수립하게 했다. 1868년 오늘 황가의 맏이로 태어난 니콜라이 2세는 2월 혁명 후 우랄지방에 거처하다 1918년 7월 적군(赤軍)에 의해 가족과 함께 총살된 후 시신은 불태워졌다.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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